물회
오늘도 난 고민 중이다.
지금 내 눈앞에 놓여 있는 물회를 카트에 담을지 말지.
음...... 엄청 고민된다.
전부터 먹어보고 싶었지만 쉽지 않은 가격에
늘 문턱에서 멈췄다.
꼭 먹어 보고 싶었다.
용기에 담겨 반짝이며 우아한 몸짓을 뽐내고 있는
생선살에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한참을 그 앞에 서서 고민하다 그냥 카트에 넣고
얼른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더 오래 머물러 있으면 수산 코너에서 일하는
직원 분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었다.
카트에 남은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다.
계산대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용기에 담겨 있던 물회를 집에 있는
넓고 큰 볼로 옮겨 담았다.
적은 양인 줄 알았는데 꽤 양이 많았다.
연어, 오징어 (아마도), 뼈째회, 날치알인 줄 알지만 날치 알이 아닌 그것과
단무지, 다양한 채소들이 잘게 잘려 들어 있었다.
무지 맛있어 보였다.
다시 동봉되어 있던 물회 육수와 참기름을 뿌리고
채소와 생선 살들이 잘 섞이게 골고루 섞어주었다.
참기름의 고소한 향과 육수의 새콤 달콤한 냄새가
너무 좋았다.
작은 접시에 채소와 연어를 같이 집어 먹어 봤다.
아삭하게 씹히는 채소들 뒤로 부드러운 연어가 씹히니
조화가 괜찮았다고 생각된다.
다른 생선 살들도 채소랑 같이 먹었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맛있었다.
동생이랑 나눠 먹다 보니 넓고 큰 볼에 있었던
물회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마지막엔 새콤 달콤한 육수만 남 있다.
텔레비전에서 보면 다들 소면이나 밥을 넣어 마무리하던데
나도 넣어 먹을까 하다
귀찮니즘이 승리를 거두었다.
배부르게 잘 먹은 나는 설거지를 했다
동생은 먹은 반찬이랑 식탁 정리를 맡았다.
되게 까다롭다.
어우, 피곤해.
나랑 동생은 생선을 잘 먹는다.
먹는 취향도 비슷해서 초밥도 좋아한다.
구이는 고등어 좋아하고
초밥도 연어 초밥 좋아한다.
물론 다른 종류의 초밥들도 먹고 다른 생선 구이들도 잘 먹지만
보통 그렇게 자주 먹는다는 것이다.
나는 연어 초밥을 너무 좋아해서
초밥을 살 때나 초밥집 가서도 연어 초밥만 사거나 먹고 온다.
종요한 점은 초밥을 좋아한다는 거.
오, 나는 조림도 좋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고등어조림.
정말 좋아한다.
자작하게 양념 밴 무와 고등어 살을 밥 위에 올려먹으면
크으, 최고다.
상상하니 먹고 싶다.
어머니한테 한 번 해달라고 졸라야겠다.
그럼, 이만.
내일도 오늘처럼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