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상에서...
시냇가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나는 오래 한 자리에 서 있다
나의 뿌리는
물길 깊은 땅 속으로 뻗어 스며든다
시절이 바뀌면
안에서 차오른 나는
빛나는 열매로 맺혀간다
나는 돌처럼 굳어 있지 않다
바람의 방향을 따라
부드럽게 흔들리는 잎사귀이기도 하다
거센 바람이 불어 오면
맞서다가 꺾이기보다는
몸을 낮추어 춤추는 법을 나는 안다
파도가 이는 날에는 바람을 탄다
물결 위에 몸을 얹고 가볍게 떠서
그 리듬을 배우는 서퍼처럼
뿌리는 땅에, 몸은 바람에.
시절을 따라 피고 지면서도
겹겹이 밀려오는 바람을 마주하는 나
붙들려 있으면서도
자유롭다는 것을 나는 안다
흔들리면서도
자라가는 나를 느낀다
*위에 게재된 그림은 제가 그린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