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 사춘기

실을 뽑는 시간...

by You앤Me Art Place

너는 이십 삼일 동안
너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지
사천 팔백 칠십이 시간 동안이나...
너의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너를 나오게 할 수도 없이
나는 그저 기다리고 기다렸다

너는 먹지도 않았어
네가 그리도 좋아하던 뽕잎을 끊고
식음을 전폐한 채 침묵 속으로...
크지도 않은 네가 성장을 멈추고
이틀 반에 걸쳐 반항을 하는 듯,
자그만치 60 시간 이나 그랬지.

그저 너는 머리를 흔들었고
그 어떤 말에도 고개를 내저으며
건방지고 반항적 이었어.
S에스 자 모양으로 때론 8 팔자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대면서
쉬지 않고 세상을 부정 하는 듯 했지.

그때 나는 몰랐어.
네가 그 방에서 먹기도 멈춘 채,
실을 토해내고 있었다는 것을...
자그만치 천 오백 미터에 달하는
한가닥의 긴 실을 만들고, 일정한
고갯짓으로 네 몸을 감쌌다는것도.

너는 네가 만든 보호막으로
스스로 깊이 들어가 버렸지.
네가 무엇이 될런지 나는 몰랐고
걱정반 기도반으로 기다렸지만,
그동안 너는 점차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너로 달라져 갔어.

결국 너는 번데기 라는
생소한 모습이 되어져 갔고
예전의 너의 누에고치 모습은
나만 기억하는 너의 어린 시절이 되었지.
그때가 귀여웠다고 나는
그시절의 너를 그리워 하고 기억했어.

아침이 되고 또 밤이 되고
아침이 오고 또다시 밤이 오고
그렇게 아침과 밤을 지나며
열흘이 넘는 시간이 흐른뒤,
너는 너의 묵은 방에서 나왔어
어둠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고 작던 손과 발도
이젠 보이지 않았고,
너를 보호 하려고 스스로 둘러 싼
그 하얀 실 뭉텅이들도 사라졌고
이해할 수 없던 번데기 모습도 없지.
세상에나! 너는 날개를 달았고 날고 있어.

너는 그렇게 어른이 되려고 했구나!

*위에 게재된 그림은 제가 그린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