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미국학생과 학우

by 원우

미국에서 Teaching Assistant를 2년 동안 하면서 참 여러 학생과 학우들을 만났지만 그중 기억에 남는 몇 명을 소개하고 싶다.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학생은 Kevin Costner같이 생긴 남학생이다. 얼굴도 잘생기고 몸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근육질로 항상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고 Killing smile을 가진 학생이었는데 다른 학생과 달리 인사성이 좋은 학생이었다. 평소 지나가다 마주치면 눈길을 주고 아는 체를 해서 처음에는 학점을 잘 받으려고 그러는구나 하고 내심 생각했었다. 하지만 공부도 잘해 주목해 보고 있었는데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도서관 앞에서 여자 친구와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이 보여 지나가면서 몇 시간 뒤에 곧 시험이 있을 텐데 도서관 가서 시험공부해야지 하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건넸더니 그 친구 왈 “ 이번 시험 아무리 망쳐도 B이상은 나오니까 괜찮다"라고 하면서 계속 여자 친구와 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대학시절에 내 친구가 떠 올랐다.


고등학교와 대학동창인 내 친구는 수강신청할 때 여러 교수들 중 어떤 시간을 선택할까 고민하고 있으니까 자기는 연휴 다음날 강의가 없는 교수과목을 선택한다고 하여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다른 학교(거리가 우리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다)에 다니는 여자친구(결국은 오래 연애하고 결혼해서 지금도 잘 살고 있다)를 만나야 하는데 휴일 다음날에 강의가 없으면 그게 자기한테 제일 좋은 schedule이라서 그걸 선택한다 하여서 미국에서 내 친구를 보는 것 같아 웃은 적이 있다.


그 다음은 백인 아줌마 3총사이다. 나이는 5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분들인데 항상 같이 붙어 다니고 강의실에서도 같은 위치에 항상 나란히 앉아서 호기심에 물어보았다. “서로 원래부터 친구냐고” 아줌마 대장왈 아니라고 하면서 상경대학에 복학하니 자기 같은 아줌마가 있어서 친구가 되었다고 하면서 자기는 대학입학 후 2학년 다니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 되어 육아와 주부로 바빠 휴학하고 지금은 아이들이 다 장성해서 시간이 남아서 공부를 하고 싶어 왔는데 다른 아줌마들도 같은 분이란다.


또 한분은 50대 중반의 태양에 그을린 얼굴과 항상 멋있는 Cowboy Hat과 Boots를 신고 강의에 들어오시는 백인분이다. 자기는 농장주이고 시간이 남아서 젊은 시절 못다 한 공부를 (그분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단다)하고 싶어 1학년부터 시작해 공부를 하고 계신 분인데 항상 강의실에 일찍 오시고 수업에 진지했던 분이 기억에 남는다.


또 한 학생은 뚱뚱한 흑인 학생인데 그 학생의 수업에서의 진지함은 다른 학생들을 압도하고 있어서 (항상 앞 좌석에 앉아 공부하고 모르는 것은 항상 수업시간 이후에 질문을 해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자기 인생을 개척하려고 열심히 살고 있는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학우 중 인상에 남는 친구는 다른 학과(공과대학) 졸업 후 유전(석유 채굴회사)에서 근무했던 친구인데 고등학교 때 미식축구를 하다가 그만두고(200kg 넘는 상대편 수비수가 전속력으로 돌진해서 자기를 부딪혀 막는 걸 상상해 보란다. 키는 크지 않았지만 근육질의 몸이 좋은 친구였는데 고등학교 때 잦은 부상으로 미래가 어둡지 않았는데 자진포기한 친구) 경영학과 대학원에 입학한 친구이다. 유전에서 몇 년을 근무해 돈은 많이 벌었으나 항상 기름때 묻은 작업복 입고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서 몇 년 근무하다 보니 그런 인생이 싫어서 양복 입고 에어컨 나오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싶어서 경영대학원에 온 친구이다. 상경대에서 요구하는 기초과목을 처음부터 수강하느냐 힘들었을 텐데 자기는 경영학과목이 참 재미있다고 이야기 한 내 학우가 그가 원했던 그런 사무실에서 지내는 인생을 살았는지 가끔 궁금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학생은 학기말 시험 채점이 끝나갈 즈음 나를 찾아온 여학생이다. 키가 1m 85cm정도 되는 멕시코 혈통의 농촌출신 여학생이었는데 학기 말 시험이 끝나고 시험성적 제출 전날 밤 급하게 나를 찾아왔다. 이야기인즉 이번에 B이상 못 받으면 농촌장학금이 끊기게 될 수 있어 자기 시험지를 한 번만 같이 review 해 달라고 하여서 (시험을 잘 못 본걸 아는지) 같이 오랜 시간 review 하였다. 그 많은 시험지 중에 그 학생것을 어렵게 찾아서 그 학생에게 어떻게 시험지를 작성하였는지 설명을 요구하고 장시간 설명을 들었던 기억과 장학금이 끊길까 봐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던 그 여학생 얼굴이 생각난다.


한참을 고민하고 나서 나는 결정을 내렸다. 결과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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