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마와 아니무스를 통한 천국 체험
카사노바의 신비한 꿈
by 카사노바의 생존 심리학 Mar 29. 2026
다음으로 아니마와 아니무스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이 꿈의 주된 상징은 어디까지나 나폴레옹이라는 극단적인 남성성이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작게나마 아니마에 해당하는 상징이 등장한다. 바로 산 위의 무성한 나무들이다. 이유는 남성 성기의 상징인 나폴레옹과 말, 그리고 정자의 상징인 병사들이 산 위에 정복의 깃발을 꽂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꿈속의 나무들은 여성성인 아니마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R의 꿈속에 이러한 아니마가 나타난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일까? 바로 병원에서 R을 유난히 살갑게 대해준 L 때문일 것이다. 당시 L이라는 여성은 피부가 유난히 검었다. 그 시절 R은 L과의 은밀한 사랑을 자주 상상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상은 꿈속에서 ‘검은 피부 = 시커멓다 = 나무가 무성하여 시커멓게 보인다’라는 변환된 상징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당시의 R은 L에게 여성으로서의 강한 끌림을 느끼고 있었다. 융에 따르면 특정한 이성에게 호감이 생기는 원인은 집단무의식인 아니마의 투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당시 R은 L에게 집단무의식의 아니마를 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L은 당시 R의 아니마였다고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신체적 접촉을 통해 형성된다. 특히 남아는 어머니에게, 여아는 아버지에게 더 많은 신체적 접촉을 요구한다. 이러한 이유로 남성은 자신의 어머니와 닮은 여성에게, 여성은 자신의 아버지와 닮은 남성에게 끌리는 경향을 보인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익숙함이 편안함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무의식적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은 경우에만 한정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 폭력 등을 경험할 경우, 자녀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어렵다. 만약 이런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평생 잘못된 아니마와 아니무스에 휘둘리며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다 재수가 없으면 카사노바가 되거나(여성 카사노바를 포함하여), 혹은 카사노바에게 이용만 당하는 여성(혹은 남성)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