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두뇌에 정보를 ‘쏟아붓는’ 수준의 자극이라면, 독서는 두뇌로 들어오는 정보의 양을 ‘졸졸졸’ 몇 방울씩 주체적으로 조절하는 행위에 가깝다. 이를 통해 우리는 측좌핵에서 전전두엽으로 전달되는 도파민의 양까지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전전두엽에는 도파민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는 자가수용체가 결핍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통해 오랜 시간 자극적인 동영상을 접하게 되면, 대량의 도파민이 전전두엽으로 한꺼번에 전달되어(수도꼭지를 ‘콸콸콸’ 틀어 놓은 상태처럼) 심각한 도파민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전전두엽이 과도한 도파민에 노출되면, 전전두엽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 더 나아가 또 다른 핵심 기능인 인내심 역시 눈에 띄게 약해지고 만다(최근 들어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히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독서는 매우 재미없는 활동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독서하는 사람은 멸종했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했다. 이는 독서를 통해서는 스마트폰이나 게임처럼 즉각적인 도파민 쾌감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으로 독서를 습관화하게 되면, 스마트폰 못지않은 강한 쾌감을 주는 행위가 바로 독서임을 분명히 체감하게 된다. 이는 지난 2년간 독서 모임 회원들과 함께한 공동의 독서 경험과 나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도 분명히 확인한 사실이다.
독서는 스마트폰과 달리, 전전두엽으로 전달되는 도파민의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판단력과 인내심 역시 함께 길러준다. 이처럼 전전두엽이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게 되면, 결국에는 융이 말한 ‘자기의 실현’ 상태에도 보다 수월하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의 독서 교육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자극은 문자 자극과 달리, 거의 즉각적으로 두뇌의 여러 영역에 동시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는 깊이 생각할 시간, 즉 심사숙고(深思熟考)의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이 지속되면 자녀의 전전두엽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ADHD와 같은 학습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자녀 앞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독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물론 자녀뿐만 아니라, 이미 스마트폰에 중독된 부모들 역시 독서를 시작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EAC를 통해 스마트폰을 독서에 절묘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 핵심이 바로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이다.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을 독서에 활용한다면, 어느 순간 여러분의 자녀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독서에 중독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부디 EAC 독서법을 사랑하는 자녀와 함께 꼭 실천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