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위인들을 되살리는 유일한 방법(2)

영원한 삶(永生)의 비밀

이 일련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는 뉴런이다. 뉴런은 외부에서 들어온 음성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 뒤, 그 의미를 해석한다. 결국 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은, 음성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 후 그것을 해마의 뉴런으로 그대로 전달하는 것뿐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단순한 공상과학처럼 들리는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로 인공 해마를 뇌에 삽입하는 기술은 이미 15년 전에 개발된 바 있다. 2011년에는 미국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와 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Wake Forest University)의 과학자들이, 쥐의 기억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여 컴퓨터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는, “인간의 뇌에 기억을 다운로드하는 것이 원리적으로 가능함을 입증한 셈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돌아가신 우리의 할머니나 할아버지, 부모님이나 가족, 혹은 친구의 의식을 되살릴 방법은 없을까? 사실 우리는 우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위인들보다는 생전에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마를 이용한 이러한 기억 이식 기술이 완성된다면, 이것 역시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다. 방법은 고인의 평소 말과 행동을 기억하고 있는 나와 주변 사람들의 기억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과 가족들이 얼마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무척 그리워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과 가족들은 각자 생전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특유의 말투와 행동, 걸음걸이 등등.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미래에는, 할아버지의 의식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이러한 가족들의 기억을 가능한 한 많이 끌어내어 활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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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그림 13-6>에 제시되어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먼저 여러분과 가족들의 머리에 전극 장치를 부착한다. 그런 다음 각자는 자유롭게 생전 할아버지의 말과 행동을 떠올린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과 가족들의 생각은 디지털 신호로 변환된 뒤, 미리 준비해 둔 해마 장치로 전송된다. 이러한 작업은 하루 이틀이 아닌 여러 날에 걸쳐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할아버지에 대한 충분한 뉴런의 정보가 축적된 해마는 마침내 컴퓨터의 인공 두뇌에 이식된다. 이후 해마를 매개로 두뇌의 각 부위에 장기기억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분은 컴퓨터를 통해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감격을 누리게 될 것이다.


사실 이와 유사한 시도는 이미 10여 년 전에 이루어진 적이 있다(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국내의 한 방송사에서는 딸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긴 부모를 위해, 딸의 모습을 구현한 일종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제작했다. 당시 막 대중화되기 시작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부모가 죽은 딸을 다시 만나게 해주려는 시도였다. 이를 위해 방송사의 의뢰를 받은 기술자들은 딸의 살아생전 모습을 담은 여러 동영상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리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가상현실 속에서 최대한 딸과 닮은 아바타(avatar)를 만들어냈다. 나아가 이 아바타의 말투와 행동 역시 가능한 한 딸과 비슷해 보이도록 세심하게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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