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Hippocampus)를 통한 영생의 방법(2)
영원한 삶(永生)의 비밀
by 카사노바의 실전 뇌과학 Apr 8. 2026
<그림 13-4>는 해마를 활용한 두 가지 영생의 방법을 보여준다. 먼저 사이버 영생에 대해 살펴보자. 사이버 영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가게 될 용량이 매우 거대한 컴퓨터를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 이 컴퓨터에는 해마를 제외한 인간 두뇌의 모든 부위를 그대로 모방한 표준적인 틀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 또한 완성된 두뇌가 살아 있을 때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적 자극들, 즉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역시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축된 틀 안에, 죽은 사람의 해마에 저장되어 있던 모든 신경지도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완성된 두뇌는,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컴퓨터라는 또 다른 세계 속에서 의식을 지닌 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생물학적인 영생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사실 나는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인간이 지닌 영생에 대한 무의식적인 본능을 고려한다면, 언젠가는 일부 국가의 과학자들에 의해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아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누구보다 이 기술을 원할 것이다). 생물학적인 영생을 위해서는 우선 죽은 사람의 해마를 이식받을 새로운 신체가 필요하다. 이 신체는 죽은 사람의 유전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특히 해마를 이식받을 신체가 살아생전의 모습과 최대한 동일할수록 이상적이다).
이렇게 완성된 신체의 두뇌에서는 기존의 해마가 제거된다. 해마가 제거된 두뇌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죽은 사람의 신체에서 막 꺼낸 해마를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다. 이후 이식된 해마에서는 살아생전의 약 2~3년 동안의 기억을 두뇌의 각 피질에 장기기억의 형태로 저장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새롭게 되살아난 신체의 두뇌는 사망하기 전 2~3년 동안의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세상 속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물론 평생의 기억을 모두 되살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사망하기 전 2~3년 동안의 기억만으로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이전의 기억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교류, 그리고 다양한 재교육 과정을 통해 충분히 다시 형성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마를 중심으로 한 영생의 방식은 두뇌 전체의 커넥톰을 재현하는 것에 비해 훨씬 수월한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加來道雄)는 그의 저서 『마음의 미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언뜻 생각하면 ‘기억의 다운로드’는 불가능할 것 같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기억은 다양한 감각적 경험의 산물인 데다가, 뇌의 신피질과 대뇌변연계 등 여러 부위에 분산되어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HM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뇌에는 모든 기억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할 장소가 있다. 장기기억이 형성되는 해마가 바로 그곳이다. USC에서 연구팀을 이끄는 시어도어 버거(Theodore Berger) 박사는 ‘해마에서 기억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부위에서도 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음의 미래』 중 -
그렇다. 영생을 위해 반드시 두뇌 전체에 흩어져 있는 평생의 기억이 모두 필요하지는 않다. 최근 2~3년 동안 형성된 의식적인 기억만으로도 영생은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