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패쓰파인더 Apr 19. 2022

매일 한 발자국

세상에 도움되기, 사람에게 배움 얻기, 업을 완성하기

"커서 무엇이 될까"를 생각하는 낼 모레 쉰살이다.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 한 직장 25년차이다.


동료들과 다른 일을 하고, 쟁점이 많은 일을 하다보니, '내가 무얼 한다고 이런 일하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작년까지는 그래도 회사가 정해주는 목표인 '승진'을 '나도 해야 하는 목표'인양 일했는데, 그 적령기도 지나쳐 가니, 의미를 되짚어본다. 회사에서 세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내 목표를 내가 세워야 하는 아노미상태를 지나며, 원래 건전하고 성실한 이들은 자신의 목표를 자신이 세워왔음을 지켜보게 된다.  


재미있는 일, 신기한 일을 좇았다. 로운 방식의 성과를 내는 것을 좋아했기에 잘 맞았다. 이제 업의 본질에 대해 짚어봐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경찰을 택한 이유 중 하나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일, 사람을 돕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하는 일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사람을 안전하게 하는 일이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디지털성폭력, 스토킹,,, 전통적인 경찰방식으로 막기 어려운 일인데, 조금이나마 도움이되는 도구를 만드는 일이니 보람이 있다. 물론 아직 아주 쓸만하진 않다. 시도해보는 의미가 있다는 정도.

 

연구개발은 계속 할수록 나아지는게 있어 좋다. 더 정확하게는 매일 모르고 있는 것들을 마주한다. 머리속으로 있는, 뻔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제안요청서를 쓰다보면 나 스스로도 무얼 하고 싶은지 모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기술의 동향, 작동원리, 정보가 오고가는데 필요한 인프라, 구성 비용을 모르다보니, 목표와 방법을 수립하는 글을 흐리멍텅하게 쓴다.  '아 누군가 기술과 경찰문제, 정보화사업을 잘 아는 사람이 이걸 이렇게 하면 되는건지 답을 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내가 할 일이다. ㅠ


빅데이터분석기사 책을 보다보니, '아 이걸 알았더라면, 이걸 지금이라도 잘 안다면'이라는 걸 느껴 좋다. 그간 못 배웠던 시간이 한심하다.  개발 책임자라면, 많은 주체간 의사소통이 아주 중요하다. 그것도 이제 느낀다. 실은 경찰은 샤이해도 되는 직업이다. 잘난척 끝난데없이 하다가 비웃음받아도 아무 상관없는 직업인데, 개발자는 아니다. 다른 요소를 가진 주체들과 대화하고 협력을 조직화해야 한다. 그것도 힘을 내서 하고 있다. 대화와 협력, 배우고 훈련하며 몸으로 익혀야 할 기술이다.


그런 과정은 감사하다. 매일 큰 성취가 아니라, 작은 배움이 쌓인다면 보람있다. 주위의 고수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받고 배우면 이 자리에 감사하다.  승진, 돈, 권력 성공 지표가 있겠지만, 매일 배워가는게 감사하다.


한민기님의 <나의 작은 서점>이라는 웹툰에서 마음 적시는 글귀를 봐서 옮긴다. '인생은 결승점이 있는 마라톤 같지만 그렇지 않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정한 방향으로 아침에 한 발 내딛는 것 뿐이지'


<나의 작은 서점> 한민기님 웹툰


매일 조금씩 배우고, 사람들 사이에서 더 삶을 나누며, 작은 좋은 일을 세상에 남기는 것이 내일 아침에 내가 닫는 발걸음이길

작가의 이전글 치안안심 플랫폼에 대한 구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