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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쓰파인더 May 03. 2022

기술 악용 범죄와 경찰 대응-2

기술 악용 범죄로 세상은 위험해지고 있는가?

(발췌 요약 자료) 경찰청 개혁단(2021.9), 경찰교육원 이동규 경정, 한림대 장윤식 교수님의 발표 자료(21.11)를 요약했다. 


2021. 9월 경찰청(국민중심 경찰개혁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범죄·위험의 등장과 선제적 연구·대비 중요성'이라는 발표를 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혁명적 미래기술은 우리의 모든 일상을 흡수·재편하는 “파괴적 혁신”을 하고 있다. 미래기술을 통한 신종 범죄·위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사법체계나 치안시스템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디지털 제조 기술로 마약-총기와 같은 위험물질을 개인이 쉽게 제조할 수 있다. 합성생물학의 발달로 바이러스 악용 등 신종 감염병, 독가스 등을 살포하는 테러도 쉬워졌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시대에 해킹·무단조작 개연성도 높아졌다. 자율주행차도 해킹에 의한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홈네트워킹 등을 조작해 사생활을 유출한 사건은 실제 발생했다. 사물인터넷으로 인한 공유 경제 시대에 전통적인 절도 개념이 아닌 소유자 인증 조작과 같은 새로운 재산권 침해가 나타날 수 있다.  모바일 금융으로 재편하고 은행·현금 소멸하면서 보이스피싱-스미싱과 같은 금융범죄는 일상화하고, 범죄수익도 블록체인을 이용해 은닉하고 있다. 앞으로는 허위 뱅킹 설치 수법의 편취, 집단 송금 가로채기, 허위 거래, 입금 편취 등 다양한 대규모 금융사기도 우려해야 한다.  확장 현실(XR)이 발달하면서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성폭력, 폭력, 사기 등도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다른 기술과 결합 해서, 더 큰 위협이다.  딥 페이크를 이용한 디지털 성착취물의 제작, 딥 보이스 수법을 통한 보이스피싱은 대표적이다. 우리의 상상력은 AI가 스스로 범행하는 시대도 두려워한다. 


경찰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범죄를 사전과 사후로 나누는 활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 선제적·예방적 치안활동으로 변해야 한다.  온라인 순찰하는 AI 사이버 순찰관,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 교통관제 시스템, 디지털 포렌식의 개념을 가미한 교통사고 조사 등이 그런 예시이다. 신종 범죄·위험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전문 연구기관과 연구 인력을 운용해야 한다.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경찰의 시각도 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동규 경정(경찰교육원)은 미래예측의 방법론에 적용해서 설명한다. 미래예측의 동인을 경제, 사회, 기술로 구분해서 보자. 경제적 동인으로 실업률, 불평등지수가 높아지면서 재산범죄 비율이 높아진다. 사회적으로 개인주의, 가상 세계화의 영향으로 공공체적 범죄는 감소할 것이다. 기술적 동인은 강력하다. 신기술의 발전으로 기술기반의 범죄가 늘어날 것이다. 아래의 축과 같이 공동체적 범죄보다 재산적-기술적 범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 치안 예측

한림대 장윤식 교수는 이런 현상을 강조하면서 경찰의 태도를 지적했다. 앞서 설명한 바대로 전통적 범죄의 비율은 지난 10년간 낮아지는 반면, 사기와 사이버 범죄, 디지털 증거의 활용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장윤식(2021, 미래사회와 경찰 전략, 경찰청 발표자료. 10면)

이러한 시대 변화에 한국 경찰의 태도는 좋은 점수를 받고 있을까? 범죄 발생이나, 범죄에 대한 국민의 두려움보다는 경찰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하다. 영국(범죄 6.43백만)은 한국(1.76백만)보다 범죄 발생이 거의 2배 높다. 그럼에도 영국의 범죄 두려움(19%)은 한국(20.3%)과 거의 같고, 영국 경찰 신뢰도는 한국보다 1.59배 높다. 이런 점수를 합산한 경찰의 법질서 지수(Law & Order Index)는 영국과 한국이 같다.(83점, 공동 42위)

우리나라가 범죄의 발생을 낮게 유지해서 안전하게 느끼도록 하는 반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경찰의 신뢰를 높이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주안점은 어떤 것일까? 범죄자-피해자-장소를 중심으로 범죄를 설명하는 기존 이론으로 새로운 환경 설명하기 어렵기에 선진국에서 미래변화를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술의 영향으로 국경, 관할, 분야, 주체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범죄활동은 강력한 네트워크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관할-계층식 경찰 대응이 어렵다. 순찰과 같은 물리적 예방은 통하지 않고, 범죄현상을 평가하고 효과를 측정하기도 어렵다.


경찰이 새로운 시대를 대응하기엔 기존의 태도로는 한계가 있다. 경찰이 다루는 사안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의 안전이기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도록 바란다. 창의적 능동적이기보다는 현상태 유지를 최선으로 대응적, 수동적이다. 한국 경찰은 단일민족의 남성-경찰관 비율이 매우 높은 계층제이기에 유연하기 어렵다.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보다 진급이 우선하는 점은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과 배치된다. 


그렇기에 영국과 미국 등 경찰 연구과 활발한 나라의 미래 전략은 기술 발전 연구 못지않게, 조직구조와 리더십 ,  인사 교육, 의사소통,  정보활동과 정보 관리 시스템, 민간 및 공공 협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결론은 노동집약성 투사형 경찰이 아니라 과학자, 지식기반 경찰이다. SMART(구체성, 측정 가능성, 실천 가능성, 목표 관련성, 적시성)한 전략을 뿌리내리게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성공 원리(doctrine)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R&D이다. 연구 개발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개발자에게 독립과 비판을 허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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