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외로움
“사람이 가장 외로운 순간은,
누군가 그립다는 말조차 삼킬 때다.”
– 류시화
그냥 조용히 있고 싶은 날이 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도,
억지로 웃는 것도 싫은 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기보단,
그 누구에게도 기대고 싶지 않은 날.
외로움은 꼭 혼자 있을 때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가장 바쁠 때,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을 때,
문득 마음이 휑해지는 느낌으로 찾아온다.
같은 장소에서 모두가 웃고 있는데
나는 괜히 소외된 것 같을 때.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는데
마음속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낼 수 없을 때.
카톡방에선 대화가 활발한데
정작 내 안부를 묻는 사람은 없을 때.
그런 순간,
나는 자주 외로움과 마주 앉는다.
휴일이면 누군가 보고 싶었지만,
연락하진 않는다.
괜히 민폐일까 봐,
혹은 그 마음마저 거절당할까 봐.
이건 어떤 마음인건지...
그때 이 문장을 만났다.
“사람이 가장 외로운 순간은,
누군가 그립다는 말조차 삼킬 때다.”
정말 그렇다.
그리움조차 말할 수 없을 때,
마음이 가장 깊은 곳까지 가라앉는다.
하지만 나는 안다.
외로움이 꼭 슬픔만은 아니라는 걸.
누구의 말도 듣고 싶지 않고,
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날엔
이 조용한 외로움이 오히려 약이 된다.
혼자라는 사실이
버려졌다는 느낌이 아니라,
잠시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외로움 속에서 나는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고,
그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고요가 찾아온다.
오늘은 말하지 못한 마음을
이 문장에 조용히 기대어 본다.
슬픔보다는 쉼에 가까운 외로움.
가끔은 나에게 꼭 필요한 고요한 감정이다.
외로움은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이기도 하고,
때로는 내 마음을 지키는 조용한 울타리이기도 하다.
오늘 나는 그 울타리 안에서,
나를 조용히 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