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을 자꾸 떠올린다

오늘의감정ㅡ그리움

by 봄날의꽃잎

“그리움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그때의 나를 만나러 가는 일이다.”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요즘 자꾸

지나간 시간들이 떠오른다.

특별히 누가 그립다기보단,

그 시절의 내가 그냥 그립다.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작은 손을 꼭 잡고 나를 찾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엄마만 있으면 세상이 안전했던 시절,

나의 손길이, 나의 품이

오롯이 필요한 존재들이

내 곁에 있었다.


그 시절,

엄마의 역할에선 지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언제쯤 크려나…”

투정하듯 혼잣말을 했지만


이제는

무엇이든 혼자 해내는 아들들을 보며

오히려 그 시절이 그립다.

뭐든 스스로 알아서들 하는 아이들이

엄마에게 뭔가를 요청해주길 바라게 된다.


그때는 내가 너무 힘들어서

고단함만 기억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다는

가장 단단하고 선명한 사랑의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학창시절 교복입고 있었던 자신이,

또 어떤 이에게는

첫 출근 날 버스 유리창에 비친

긴장한 얼굴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자습실에 앉아

졸음과 싸우며 문제집을 넘기던 밤,

시험지에 멍하니 이름만 적고

한숨을 쉬던 어느 봄날 아침,

친구와 싸우고 돌아서선

괜히 내가 먼저 연락을 기다리던 순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그때의 ‘내가’ 그립다.

결과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졌던 그 시간들,

그럼에도 묵묵히 버텼던

다시 오지 않을 내 모습 하나하나.


그리움이란 참 이상하다.

그 시간을 살았던 내가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


나에겐

아이들이 내 무릎 위에 포개져 있던 그 시절,

내 손을 따라 걷던 아이의 작은 걸음이

자꾸 마음속을 맴돈다.


문장을 따라 쓰다 보면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다정하게 바라본다.


‘그땐 몰랐지만,

엄마였던 너도 정말 열심히 살았어.’




[오늘의 마음]


나는 문장을 따라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지금,

조금은 다정한 눈으로

그 시간 속 ‘엄마였던 나’를 안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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