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ㅡ안도감
“안도감은 마음의 숨구멍이다.
그 숨구멍이 있어야 마음이 살아 숨 쉰다.”
– 김소연, 『마음사전』
실핏줄이 또 터졌다.
며칠 사이에 터진곳이 또 터진것이다
큰 병은 아니겠지?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마음은 어느새 불안의 골목을 서성이고 있었다.
병원에서
“큰 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피로 누적 때문일 수 있어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마음이 스르륵 풀렸다.
그 말 한마디에,
쥐고 있던 마음의 실타래가 조금씩 느슨해지는 걸 느꼈다.
그게 바로 안도감이었다.
마음의 숨구멍 하나가 열리는 순간.
무언가를 걱정하고 있던 줄도 몰랐는데
그게 사라지니 몸이 먼저 숨을 쉰다.
이럴 때 안다.
안도는 기쁨과는 또 다른 종류의 감정이라는 걸.
어쩌면 기쁨은 ‘오는 것’이고,
안도는 ‘풀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득 떠오른다.
아이 시험 끝난 날 “최선을 다했으니 된거죠”라고 말하던 목소리.
밤늦게 귀가하는 가족의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정상입니다’라는 진단서 한 줄.
모두 마음의 숨구멍이 되어주었다.
나도 오늘,
언제 또 터질지 몰라 긴장했던 마음을
‘괜찮을 거예요’라는 말 한마디에
조용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해받는 것도 아니고,
해결된 것도 아니지만
그냥 괜찮다는 사실 하나로도
마음은 살아 숨 쉰다.
안도감은 마음에 난 숨구멍 하나.
나는 오늘 그 숨구멍을 통해
걱정이 아닌 ‘안도’라는 공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