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말 사이, 그 짧고도 깊은 거리

오늘의 감정ㅡ사려

by 봄날의꽃잎


"물은 정수 필터에 걸러야 마시게 되고,

말은 감정 필터에 걸러야 듣게 된다."

문장을 필사하며 한참을 멈춰 섰다.


‘감정과 말 사이에는 필터가 있다’는 말이

마음 깊은 곳을 툭 건드렸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도 많은 말을

감정 없이 내뱉거나,

감정만으로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감정에 휘둘려 말을 내뱉은 적이 있다.

화를 참지 못해

"너는 맨날 왜 그래."

시간이 지난 후,

‘맨날’ 그런 건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괜히 미안해진다.


서운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됐어, 말 안 해도 알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감정이 앞서 말을 비틀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날 이해하려고도 안 하잖아."

생각해보면 상대도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짜증 섞인 말투로

"공부는 왜 이렇게 대충 해?"

정작 아이의 표정을 보고 나서야,

내가 한 말이 아이의 마음을 꺾었음을 깨닫는다.


나는 요즘 말보다 ‘마음’에 더 귀 기울인다.

말이란 건 때로 정제되지 않은 채

감정의 덩어리로 날아오기도 하고,

의도와 전혀 다른 결로 다가가기도 한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쯤은 내 마음에 걸러보는 습관.

그게 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이기도 하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은 날은

그 사람의 ‘감정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며

조금 더 단단해지기로 한다.


나 또한 내 말이 누군가에게

찌꺼기처럼 남지 않도록

마음을 적당히 식히고,

말의 온도를 조절해본다.


말은 감정과 함께 흘러가지만,

때론 감정보다 한 박자 늦게 도착하는

‘사려 깊은 말’이 관계를 지켜준다.

그래서 나는, 감정과 말 사이에

'생각'이라는 여과지를 넣어본다




[오늘의 마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말을 건네기 전 내 마음을 먼저 살펴보기.

감정과 말 사이의 ‘필터’를 잊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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