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행복ㅡ김신지에세이 <소만>중
소만은 ‘만물이 점차 자라 조금 찼다’는 뜻이다.
햇볕이 부드러워지고, 초록이 짙어지고,
세상이 조용히 생기로 채워지는 시기.
『제철 행복』에서 김신지 작가는
이 소만의 계절에 ‘안부’를 이야기한다.
버찌가 떨어지고, 고사리를 꺾고, 작약 꽃송이를 물에 꽂아두며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다.
혼자 고사리를 꺾던 지인이 보내온 사진에는
“오늘은 혼자서도 이만큼 꺾었어.”
라는 안부가 담겨 있었다.
생각해보면 안부란 원래 그런 일이다.
생각나서 연락하는 일.
그저 떠오른 얼굴에 마음을 걸어보는 일.
작가는 말한다.
안부에는 거창한 ‘제대로’가 필요 없다.
짧아도, 가벼워도, 먼저 건네면 무조건 좋은 것.
같이 갔던 산책로,
지나쳤던 가게,
예전에 자주 갔던 장소 이름,
그저 하나 떠올라 “여기 기억나지?” 하고 사진을 보내는 일.
그게 안부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문득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나는 얼마나 자주,
누군가를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네고 있는가.
혹시 ‘괜히 어색하지 않을까’,
‘민폐 아닐까’ 하며
마음을 접어두고 있지는 않았는가.
작가는 말한다.
안부란 “내 삶에 네 자리가 있음을 얘기해주는 일”이라고.
회사를 그만둔 뒤 멀어진 친구,
함께 다니던 수업이 끝나며 멀어진 사람,
그들에게 다가가는 건
‘내 삶에 여전히 네가 있어’라는 다정한 말이 된다.
길가의 간판을 보고,
오이꽃이 핀 걸 보고,
그냥 누군가가 생각난다면
그건 마음이 먼저 가닿은 일이다.
그러니 다짐은 간단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무언가를 보고 ‘누군가’가 떠오르면,
망설임 없이 마음을 건네라.”
이런 계절에는 문득 안부를 묻고 싶어진다.
잘 지내나요?
지금 당신 마음에도
살짝 모자란 여백이 있기를.
그 여백이 당신을 숨 쉬게 하고,
그 여백이 다정함으로 채워지기를.
혹시, 당신은 오늘 누구에게
안부를 건네고 싶어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