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맥커시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책 속 문장을 읽고 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너 자신이 정말 강하다고 느낀 적은 언제야?”라는 질문에
“내 약점을 대담하게 보여줄 수 있었을 때.”라는 답.
우리는 강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쌓으려 한다.
지식, 능력, 단단한 마음 등등
하지만 정작 가장 강한 순간은
무언가를 감추지 않고 드러낼 수 있을 때 오는 것 같다.
일을 하다가 실수를 했을 때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한 척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못했어, 다시 해볼게”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순간.
아이 앞에서 완벽한 부모인 척하기보다
“엄마도 오늘 너무 힘들었어, 조금 이해해줄래?”라고
약한 마음을 보여줄 때.
친구에게 힘든 상황을 숨기지 않고
“사실 나 요즘 너무 답답해”라고 털어놓을 때.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순간,
나는 또다른 나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이 오히려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나 역시 힘들었던 순간들마다
모든 걸 괜찮은 척하며 버티려 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지켜준 건
내 약점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을 때 만난
사람들의 위로와 품이었다.
조언이나 해결책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질꺼야”라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이 나를 살렸다.
그리고, 지금도 나를 살아가게 한다.
강함이란 상처가 없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 상처를 감추지 않고도
당당히 설 수 있는 힘,
누군가에게 기꺼이 보여줄 수 있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진짜 강함이 아닐까 한다.
혹시 오늘도 혼자 강한 척하고 있다면,
조용히 손을 내밀어 보자.
우리가 약해도 괜찮은 이유는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