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퍼센트의 삶을 살고 있을까?

by 봄날의꽃잎

가끔은 한 문장이 내 마음을 붙잡아 세우곤 한다.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불만의 겨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은 인생의 90퍼센트는 과거에, 7퍼센트는 현재에 두고 살지.

미래를 위해 생활하는 것은 겨우 3퍼센트만 남게 되는 거야.”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내 삶을 돌아보니 참 많은 부분이 겹쳐 보였다.


과거의 90퍼센트라니, 정말 그렇다.

세 아들의 입학식에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그날 아침, 늘 그렇듯 어린이집 현관 앞에 서서 아이들을 맞이해야 했기에 내 아이들의 손을 잡아줄 수 없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안아주며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마음속 한쪽은 학교로 들어가는 아이들 모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엄마, 오늘 오지못하죠?” 하고 묻던 아이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다.

나는 늘 “응, 엄마는 어린이집에 있어야 해”라고 답했지만, 사실 나 자신에게는 “오늘도 가지 못했구나”라는 말이 들려왔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 기억은 내 안에서 여전히 현재형으로 살아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주 과거에 머무른다.


현재 7퍼센트라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퇴근한 남편이 저녁을 차려 놓고 말한다.

“당신, 오늘은 밥만 먹고 좀 쉬어.”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응, 알았어. 고마워.”

하지만 젓가락을 들고 앉아 있는 순간에도 나는 내일 할 일, 브런치에 쓸 글의 소재, 처리하지 못한 집안일까지 떠올린다.

남편의 말이 고맙지만, 정작 나는 그 자리에 머물지 못한다.

이것이 어쩌면 내 삶의 7퍼센트일지도 모른다.


미래 3퍼센트라는 말은 오히려 희망처럼 다가온다.

매일 아침 책을 펼쳐 밑줄 친 문장을 필사한다. 손끝으로 옮겨 적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하루의 방향이 잡힌다.

그 문장에 내 생각을 덧붙여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낯선 독자가 남긴 댓글 하나가 내일을 살아낼 힘이 된다.

“오늘 제 마음 같아요.” “위로 받고 갑니다.”

그 짧은 말들이 쌓여 내 글을 앞으로 이끌고, 나의 작은 발걸음을 미래로 옮겨 놓는다.

비록 하루 중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3퍼센트가 내 삶을 바꾸어 가고 있다.


“너는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니?”


나는 과거의 아쉬움 속에 오래 머물고, 현재도 온전히 누리지 못하며, 미래는 겨우 조각만큼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비율이 아닐 것이다.

오늘을 조금 더 충실히 살아내고,

내일을 향해 단 1퍼센트라도 더 걸음을 내딛는 것.

그 작은 차이가 내 삶을 달라지게 하지 않을까.


오늘 하루, 나는 몇 퍼센트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 조용히 물어본다.

그리고 다짐한다.

과거에 갇히지 않고, 현재를 깊이 누리며, 미래를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가겠다고.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나는 매일 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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