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요즘 들어 마음이 자꾸 급해진다.
올해가 끝나간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괜히 마음이 서둘러진다.
‘뭘 했지? 내가 계획했던 일들은 다 지켰을까?’
그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따라온다.
사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눈에 보이는 성취가 없으면
왠지 헛돌았던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간이 빠른 게 아니라 내가 너무 바쁘게 흘러온 것 같다.
내가 나를 천천히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던 거다.
무언가 대단한 걸 이루지 않아도,
나는 누군가를 돌보고, 사랑하고,
스스로를 잃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다.
그 마음으로 하루를 견디다 보니,
이제는 나보다 더 긴 시간을 견뎌온 한 아이가 보인다
큰아들의 임용시험이 바로 내일이다.
큰아들 역시 자기의 계절을 묵묵히 걸어왔다.
때로는 조급해하고, 불안해하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시간들.
그 모든 날이 결국 오늘로 이어졌다.
길가에 핀 꽃을 보면서 큰아들을 떠올린다.
꽃은 피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제 계절을 견디며, 약속된 순간에 핀다.
햇살이 따뜻해지면 피어나고,
비바람이 거세면 잠시 고개를 숙인다.
그러다 어느 날,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그 꽃을 보며 예쁘다 말한다.
내일, 큰아들의 계절이 열린다.
시험이라는 이름의 문 앞에 선 뒷모습이
왠지 꽃봉오리처럼 단단해 보인다.
나는 그저 조용히 마음속으로 말할 것이다.
“이제 네가 피어날 차례야.”
결과가 어찌 되든 괜찮다.
이미 충분히 자라왔고,
그 시간 속에서 스스로 단단해졌으니까.
꽃은 피려고 애쓰지 않아도,
때가 되면 자연스레 핀다.
그 약속된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걸,
엄마인 나는 알고 있다.
오늘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