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
나는
같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 좋다.
얼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
자주 말을 나누는 사이가 아니어도 괜찮다.
브런치에서
‘매거진’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각자 다른 하루를 살고,
다른 생각을 품고,
다른 방식으로 문장을 쓰는데
같은 주제 아래에서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
그 느슨한 연결이 참 좋다.
매거진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 보면
비슷한 마음을 만날 때도 있고,
전혀 다른 시선을 마주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내 세계가 조금 넓어진다.
혼자였다면 쉽게 지나쳤을 문장들이다.
누군가는 담담하게 쓰고,
누군가는 솔직하게 쓰고,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마음을 꺼내 놓는다.
그 모든 글들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나란히 놓여 있는 풍경이 좋다.
함께 쓴다는 건
꼭 같은 문장을 쓰는 일이 아니라는 걸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언어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일.
그 정도의 거리감이
오히려 오래 가게 만든다는 것도.
그러다 얼마 전,
같이 글을 쓰는 매거진 작가님께
‘올해의 상’을 받았다.
아이디어 하나, 문장 하나에서
“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배우게 되는 순간들이 참 많았는데,
그 시간들이 이렇게 상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질꺼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함께하는 모든 작가님께 상을 주신 해이작가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린다.
혼자였다면
쉽게 멈췄을 날들도
누군가는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덕분에
다시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었다.
서로의 글이 조용히 자극이 되고,
다음 문장을 쓰게 하는 힘이 된다는 걸
이 매거진 안에서 배웠다.
그래서 이 상은
개인에게 주어진 상이라기보다
함께 써온 시간에 대한 상이라고 느껴진다.
경쟁이 아니라 동행이라는 감각,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써 내려갈 수 있었던 시간들 덕분이다.
이 자리를 빌려
같이 글을 써온 매거진 작가님들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마른틈, 고요한밤, 노래하는쌤, 달빛바람, 마림,
설애 雪哀, 소담, 시트러스, 온오프, 은도,
정벼리, 정영애, 해이, 홍랑)수월하다, @pluto_nism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속도로
조용히 문장을 이어가며
같은 페이지를 채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디어 하나, 문장 하나에서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써주셔서,곁에 있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함께 글을 쓰는 시간을
여전히 좋아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각자의 하루를 살면서도
문장으로 다시 만나 조용히 연결되는 이 감각을.
혼자 쓰는 글도 좋지만, 함께 쓰고 있다는 마음이
나를 더 오래 쓰게 만든다는 걸
이 시간을 통해 배웠습니다.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줄을 써본다.
사람을 좋아하고,
문장을 좋아하고,
함께 쓰는 이 시간을 좋아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