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
나에게는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서로를 챙기는 사이다.
예전에는
하루라도 안 만나면 안 될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달려가야 했고,
사소한 일도 그날그날 다 나눠야
친구인 줄 알았다.
그때는 그게 우정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보니
그때처럼 자주 연락하고
쉽게 만나는 게 점점 어려워졌다.
서로 바쁜 시간을 살다 보니
안부를 묻는 일조차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래도 이상하게
사이가 멀어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연락이 뜸해도, 한동안 보지 못해도
마음 한쪽에서는 늘 그대로 있는 사람.
내게 좋은 일이 있을 때
그 친구는 진심으로 기뻐해 준다.
형식적인 축하가 아니라 자기 일처럼 반가워하며
같이 웃어주는 사람이다.
괜히 자랑처럼 들릴까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리고 내가 힘들 때 그 친구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준다.
괜찮냐고 묻기보다 설명하지 않아도
곁에 있어 주는 방식으로
평탄하게 살아오다가
내 삶이 조금 흔들리던 순간에도
그 손은 늘 같은 자리에 있었다.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단점이 된다는 말.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는
마음을 아끼게 된다는 말.
나는 그 말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친구를 떠올리면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는다.
그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사람이
내 곁에는 있기 때문이다.
기쁜 일을 나눠도 시기하지 않고,
힘든 마음을 꺼내도
약점으로 삼지 않는 사람.
내 이야기를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냥 들어주는 사람.
가족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다.
괜히 걱정시킬까 봐,
설명하기 버거워서
그냥 삼켜버리는 말들.
그런 마음들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
내게는 친구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를 좋아한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자주 연락하지 못해도
서로의 삶을 믿고
각자의 자리를 응원해 줄 수 있는 관계라서.
그 친구가 있어서
나는 오늘도
조금 더 힘을 내어 살아간다.
사람을 믿는 마음을
쉽게 놓지 않고 살아간다.
나에게는
이렇게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삶은 생각보다 많이 단단하다.
고마워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