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2주에 한번 격주로 남편이 쉬는 날이다. 오늘은 남편이 제트스키를 가지고 강으로 시운전을 하러 간다며
아침을 분주하게 움직였고 난 며칠 전 파마를 하기 위해 미용실 예약을 해 놓은 관계로 남편과 함께 가질 못했다
아침 10:30분까지 미용실에 가야 했기에 열심히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 남편처럼 근무를 안 하는 사람이
많아진 건지 금요일인데도 도로에는 차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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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타이사람인 미용사 루시가 나를 반기며 안아주고 유창한 영어로
오늘 하기로 한 머리에 대해 어떤 파마약을. 쓸 건지 어떤 스타일로 나올 건지에 대해
설명을 하며 은은한 카푸치노향이 있는 커피 한잔을 내 앞에 놓는다. 루시는 60대 초반 타일랜드사람이었지만
어릴 쩍 이민을 와서인지 영어가 상당히 본토사람 같은 발음을 구사했다
어휘력도 상당해서 그녀의 말은 왠지 영어가 고급스러운 단어들이 나오곤 하기에 한 번씩 구글로 단어를 찾아봐야 했다
그녀는 상냥한 눈빛과 메너 있는 말투, 프로페셔널다운 쎈스까지 겸비하고 있으면서도
손님에게 편안함과 믿을 수 있는 신뢰 있는 행동으로 미국에 와서 내 머리를 고무줄로 만들었고
계단상으로 잘라놓았던 다른 미용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스킬의 소유자였다
그녀에게 머리를 맡기기 시작한 지 6개월 한결같은 섬세함으로 그녀가 잘라주는 스타일은
한국의 어느 유명 헤어 디자이너 보다 더 솜씨가 좋았기에 난 그녀가 중풍으로 쓰러진 남편 때문에
일을 그만두지를 않았으면 하는 말을 하곤 했다.
어디 갈만 한 곳도 만만한 곳도 없는 미국 생활은 걸어서 몇 발자국만 나가면 손에 닿을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까지 미국에 대해 환상이 있었다.
빌게이츠와 자유 여신상,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잡스가 있는 나라 보트를 타고 자유로움이
거리골목마다 넘실거릴 것 같은 나라라는…
환상은 환상일 뿐 환상이 깨지는 순간은 참혹하리만치 다시는 환상을 생각조차 못하게 만드는 현실과의 괴리가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