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im Apr 30. 2023

소소한 그리움

금요일은 2주에 한번  격주로 남편이 쉬는 날이다. 오늘은 남편이  제트스키를  가지고 강으로 시운전을 하러 간다며

아침을 분주하게 움직였고 난 며칠 전 파마를 하기 위해 미용실 예약을 해 놓은 관계로 남편과 함께 가질 못했다

아침 10:30분까지 미용실에 가야 했기에  열심히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 남편처럼 근무를 안 하는  사람이

많아진 건지 금요일인데도 도로에는 차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

미용실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타이사람인 미용사 루시가 나를 반기며  안아주고   유창한 영어로

오늘 하기로 한 머리에 대해  어떤 파마약을. 쓸 건지 어떤 스타일로 나올 건지에 대해  

설명을 하며 은은한 카푸치노향이  있는 커피 한잔을   내 앞에 놓는다. 루시는 60대 초반 타일랜드사람이었지만

 어릴 쩍 이민을 와서인지 영어가 상당히 본토사람 같은  발음을 구사했다

어휘력도 상당해서 그녀의 말은  왠지 영어가 고급스러운 단어들이 나오곤 하기에 한 번씩 구글로 단어를 찾아봐야 했다


그녀는 상냥한 눈빛과  메너 있는 말투, 프로페셔널다운 쎈스까지 겸비하고 있으면서도

손님에게 편안함과 믿을 수 있는 신뢰 있는 행동으로 미국에 와서 내 머리를 고무줄로 만들었고

계단상으로 잘라놓았던 다른 미용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스킬의 소유자였다

그녀에게 머리를  맡기기 시작한 지 6개월 한결같은 섬세함으로 그녀가 잘라주는 스타일은

한국의 어느 유명 헤어 디자이너 보다 더 솜씨가 좋았기에 난 그녀가 중풍으로 쓰러진 남편 때문에

 일을 그만두지를 않았으면 하는  말을 하곤 했다.


어디 갈만 한 곳도 만만한 곳도 없는  미국 생활은 걸어서 몇 발자국만 나가면 손에 닿을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까지   미국에 대해 환상이 있었다.

빌게이츠와 자유 여신상,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잡스가 있는 나라 보트를 타고 자유로움이

거리골목마다 넘실거릴 것 같은 나라라는…

환상은 환상일 뿐  환상이 깨지는 순간은 참혹하리만치  다시는 환상을 생각조차 못하게 만드는 현실과의 괴리가 있다는 걸










































작가의 이전글 기억의 상처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