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무지개를 보며 니들이 잘 자라주기를
내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정원 꽃들에 물 주기다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내 마음도 시원해지고 세상에 찌든 마음도 씻겨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물이 저 멀리 뿜어져 나가도록 마당을 밟고 처벅처벅 걸어가면서 되도록이면. 내 이쁜 잔디들은 피하고
까치발을 들고 잡초들위로 걸음을 옮기는 것도 내가 잔디를 사랑하는 배려이다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화초들을 보고 있자면 그 물줄기를 따라. 꽃들이 아침 기지개를 켜는 것 같고
나무도 잎의 목을 길게 빼는 것 같다는 착각도 들 정도로 물이 뿜어지는 동시에 화초들의
생명력이 느껴지고 꽃잎에 내려앉은 물방울이 화초잎으로 금방 스며들어갈 것 같은 생각 속에
이쁘게 커주길 바라는 내 마음도 물줄기 따라 꽃잎들에게 뿌려본다
물 주기를 끝낸 오늘 아침은 커피 한잔과 전화기로. 새로 우리 집으로 모셔온 공기화초에 대해 검색
을 했다 요샌 전화기가 많이 업그레이드돼서 카메라로 사진만 찍으면 바로 블로그로 연결되는 것이
세상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도 꼰대면 꼰대라 전화기에 뭘 하나 찾으려 하면. 왜 이렇게 오타가 나는 건지 손가락이 잘못된 건지
이 기계가 자판오류가 있는 건지 여간 불편하게 느꼈었는데 굳이 이제는 자판을 치지 않아도
마이크에 대고 말하거나 사진을 찍으면 거기와 관련된. 블로그 연구기록 등등 키우는 방법부터
물 주는 시기까지 전문가들의 이야기나 논문들을 바로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오타수정을 계속하고 적어가고 있는 내가 조금은 한심스럽고 내 손가락이 원망스럽다
화초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주 전 아틀랜타를 다녀오며 꽃가게에서 내가 예전에 봐두었던 화분을 $80불에
사서 남편트럭에. 싣고 왔다
남편은 그걸 굳이 아틀랜타에서 사는 나를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미국엔 우리나라처럼
이쁘고 고고하게까지 보이는 커다란 화분이 없다
한국이야 꽃배달을 시키면 저렇게 이쁘고 큰 화분도 집 앞까지 배달해 주지만 여기서는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내 마음이 딱 집어내는 그럼 화분은 발견할 수가 없어서 몇 번 아틀랜타를 다녀오고 시장조사를 해놓은 후에
구입한 화분이라 그 안에 심길 화초 또한 난 심도 깊게 고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원이 있는 집인데 굳이 화초를 안에다 심을까.??라는 질문은 나중에 설명하리라
난. 오래전부터 집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사람이 힘들게 살고 상처가 많다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둔 채로 살아가면 숨 막혀서
금방 죽어 버릴 거다. 희망이라는 말은 각자가 만들어내는 현실과 맞춰질 수 있는 작은 퍼즐이다
그 퍼즐을 난 미래의 나의 집으로 시작했었고 한국에 살았다면 한옥을 구입했을 테지만
미국이라는 여건을 감안해 현실은 미국이지만 집안은 동 양스러운 콘셉트로 한국에 나가
잠시 머물 동안 고가구를 구입했고 미국가구도 좀 엔틱스러운 가구를 구입하기 위해
발품을 좀 팔았다
집을 사서 이사오기 전까지 집을 렌트해 살면서도 고가구를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먼지도. 털어주며 아껴온 보람이 있는지 이제는 고가구가 기름을 잘 먹어 고가구의
그 특유의 나무색감이 유연하게. 빛을 내고 있는데 그 고가구옆을 벽만이
자리 잡고 있는 게 왠지 허전해 보였다
나무가 잎이 없이 앙상한 느낌이랄까?? 생각하다 내린 결론이 잎이 풍성하고 잎이 풍성한 만큼
공기도 정화해 줄 수 있는 화초를 집안에 키워보자였다
이름도 모르는 나무들이 즐비한 화초와 건축자재를 살 수 있는 Low’s를 거의 맨날 방문해
화초를 샀고 죽이기를 몇 번이었는지 셀 수 도 없다
물을 때맞춰 잘 주는데 말라죽고 햇빛 있는 창가에 두는데 또 죽고 그러기를 몇 번 반복을 했는지
남편은 내가 또 새로 사 오는 화초를 보면
“이건 또 며칠 만에. 죽일 것 같아 ”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나에게는 심각한 화초와의 생사가 남편이 보기에는 가망 없는 돈의 낭비로 여겨지는 것 또한
나도 이해는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남편에게 보기 좋게 화초를 잘 키우는 내 모습을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은. 오기가 생기기도 했었다
그렇게 무지한 화초지식을 가지고 죽이고 사고를 반복하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는 화초를
발견한 것은 아주 내겐 행운이었다
콜로라도에 사는 이모가 가게를 하면서도 물을 잘 주지도 않는데 화초잎이 윤기가 흐르고 잎이 늘어져
있는 모양이 덩굴처럼 쳐진 게 너무 이뻐 보였고 키우기도 쉬워 보였다
이모도 연세가 있었서 화초 이름 따위는 물어도 모를게 뻔해 나는 사진을 찍어서 그걸 가지고 Low’로
갔다. 사진과 잎을 대조해서. 경찰들이. 수배범인을 찾듯이 화초들이 즐비한 그곳을 사진을 들고
잎사귀를 대조하다 드디어 스킨답서스를 찾아냈다
작고 여린 잎들이 쪼르륵 달려있는 귀여운 아이를 샀고 점원에게 화초이름을 묻자 이름을 알려주길래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스킨답서스 한글로 적었다.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검색창에
스킨답서스 키우는 방법을 검색해 보니 물 주는 시기 물 주는 방법 놓을 위치까지 화초전문가들이
사진과 함께 자신들의 온지식을 총망라한듯한 글들을. 올려놓았고 그 글들을 보며 난 필요한 지식만을
메모에 적어 화분이 붙여 두었다
그렇게 스킨답서스는. 우리 집에서. 첫 번째 생존한 화초이자 화초 죽이기 마누라라는 오명을 벗겨 한
첫 번째 화초이며 화초에 무지한 나도 이제는 화초를 잘 이해하며 키울 수 있는 자신감을 준
첫 번째 화초로 우리 집 거실에 자리 잡아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자신감이 자라는 무게만큼 화초에 대한 끝없는 욕망도 자라 갔고 서서히 우리 집에는 행복나무도
2그루도 모셔와 3년째 크고 있고 자미오 콜카스라는 작은 화분은 의연함을 가지고 남편서재에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나무들이 아름드리가 작아 우리 집 가구와 집안 전체적. 풍경에는 조금 화분이 넓고
나무도 좀 더 키가 큰. 나무를. 키워보고 싶은 생각에 일단 화분을 샀고 화분을. 사기전에는
행운복을 화분에 심으려 했었지만 계절이 계절인지 큰 아름드리 행운목을 살 수가 없어
머니트리를 샀다
우리나라에는 좀 생소한 이름에 화초지만 이곳은 머니트리 혹은 파키라라고 하는 이화초를
집들이 선물이나 가게오픈매장에 선물하곤 한다. 유래가 돈을 위해 기도하던 가난한 타이완사람들이
이 낯선 식물을 발견하고 집으로 모셔온 게 하나의 유래라고 전해진다고 나와있고 사람들도 그걸 구전으로
전해 듣고 알고 있어서 인듯하다.
머니트리는. 그렇게 우리 집으로 오게 돼 온도와 물을 측정기까지 달아 주었고
나의 정성을 아는지 분갈이를 한 후 며칠 동안 땅몸살을 앓는 게 화초들 본능이지만 화분에 옮겨 심은 후에도
전에부터 그 화분에 피었 던 것처럼 의연하게 잎을 반짝거리며 마른 잎 하나 없이 우리 거실의 공기도 밝게 해 주고
분위기도. 한층 자연 속을 연상시켜 주며 한식구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일어나 일상을 시작하며 물을 마시고 때로 일찍 허기를 느끼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배고픔을
해결한다. 맛집을 검색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하면서도 맛집을 찾아 나서는 우리
그러나 꽃들은 화초들은 몸에 잡초의 뿌리가 감겨있음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마당을 환하게 바꿔주고
있지만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우리들은 화초나 나무에 배고픔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난 아직은 배울 것도 공부할 것도 많은 화초 입문자지만 마당에 잡초뿌리들을 파내 뽑으면 그 덩굴을
보면서 얼마나 잔디들이 답답했을까 생각하는 감성이 살아있다
먹고살기 편하니 배부른 생각 하네라고 비웃을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게 비하해서. 생각하지는 말아 주시길
화초에 대해 애착을 하는 것은 술 먹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것과 마찬가지고 감정 컨트롤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의사를 만나 상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화초들은. 내 정신과상담 의사이다 내 이야기를 향기로
때로는 반짝이며 생명력을 보여주는 잎으로 답을 해주는 것이다 서로에게 원하거나 바라는 것 없이
그저. 내 정성의 물을 마셔주고 살아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난 내 영혼을 힐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 영혼의 목마름을 화초를 키우고 보살핌으로 나는 채워가고있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