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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Sep 10. 2021

방전

사랑의 표피층

찬바람이 스산하게 불자

따스한 온기가 필요했다

여보!

건초 같은 말에 화들 짝 놀라 가까이 다가온다


몸이 방전되었나 봐

안아줘야 될 것 같아

가까이  오지 마

내 몸에 남아 있는 것까지 다 방전되니까


심장이 중심을 잡는 듯싶더니

우지끈 뒤틀린다

건조한 가슴이 잘게 부스러지더니

마음마저 허공의 계단을 오르고 있다

어디서 어디까지를 나라고 해야 하나

달이 사그라지듯

사랑의 표피층이

쓸쓸한 무게로 사라졌다


때론 나의 목소리에

감전된 적도 있다는 그였는데

허망한 갈증으로 눈을 감아 버렀다

나이  들수록 고운 결은

감빛 노을처럼 빛나는데


이젠 무뎌지는 움직임마저 단절되고

눌어붙은 우울함에

끈적하게 묻어나는 추억의 그림자들

젊은 날의 이야기를 빼곡히 적어

잔잔한 물결 위에 작은 배 하나 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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