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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Sep 01. 2021

민들레

생의 열정

자작나무 사이로 낮달이 걸려 있고

햇살을 퍼먹는

눈뜬 씨앗들이 모여있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 속에

거미들은 집을 짓고


로 핀 민들레

람에 몸을 내준 채

씨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생의 열정을 토해내고 있다


빈손으로 허공을 더듬던 바람은

낭창낭창 휘어지며

상처가 없도록 홀씨를 나르고

순식간에 비워진 집은

기둥만 남았다


나비는 꽃을 찾기에 하루가 짧고

뻐꾸기 산 너머 울던 보리밭길에

달빛 환하게 내려앉은 밤도

서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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