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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Nov 15. 2021

몰디브

립스틱 같은 바다




지중해의 바람은 달콤했다

바다는 호흡을 안은 채 펄럭이고

침묵 속에 일렁이는 파도

동화 속 에메랄드빛을 토해내며

모래성을 쌓는다



눈에는

어제 본 가오리가 남아 있고

둘 고래의 아침인사가 따라다니며

지나가는 바람조차 연둣빛이었다



바람 위에 눈부신 햇살들

목을 늘여 헤엄치며 놀고 있고

부표 같은  천 개의 섬

단 한 번의 이탈도 하지 않은  채

천 개의 빛을 바다 위에 쏟아 놓는다



석양 속에 불붙은 바다는

포도주가 되어 출렁이고

달빛이 물 그림 그리면

수줍은 별들의 언어가 시작된다



지구의 어느 모퉁이가

설렘과 떨림을 동시에 안겨줄까

신이 빚어낸 자연 앞에

숨결은 오간 데 없고

하루하루를 선물로 받으며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 나를 묻었다



어둠이 슬어놓은 이슬방울들

바다는 허기의 굴곡을 기억하고

숨소리조차 소멸시키는 풍광 앞에



눈 감아버린

립스틱 같은 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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