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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Oct 18. 2021

그리스 미코노스섬

햇빛이 빚어낸 섬

  



그리스의 가장 유명한 섬 산토리니를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여행  날짜를 잡아 놓고 숙소 예약 이 쉽지 않았다.

  고민한 끝에 딸과 나는 가는 곳을 돌려

미코노스 섬으로 변경 했다.

  장소가 변경되서인지  별 기대 없이 이 섬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섬에 들어선  순간 나를 붙잡는 것은 바다와 건물과 빛이었다. 온통 흰색의 건물 위로 쏟아지는 햇빛은 마음까지도 희게 만들었다.

  누군가 이 섬은 햇빛이 빗어낸 섬이라고 말했다.  온통 건물은  하얀색이고 지붕은 파란색으로 되어 있으며 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무늬를 놓아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햇빛이 비치자 마치 동화 속에 도시라고 해야 하나 딱히 무슨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았다.

  눈을 깜박이면 피터팬이 나올 것 같았고 바닷가 쪽에서는

인어공주가  나올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섬이었다.

  그리고 이 섬의 매력은 가는 곳곳마다 꽃이 피어있고. 건축물도 한 의 그림 같았다. 상가에 놓여 있는 물건까지도 예술의 한 부분이었다.

  나는 딸아이에게 엄마가 그림을 잘 그리면 여기서 일 년 정도 있으면서 그림이나 그리고 싶다고 하니  딸아이는

  " 방 하나 얻어 줄까."

  넉살을 부린다. 정말이지 그러고 싶었다.  여기서 사는 사람들은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까? 나는 바다와 건물과 햇빛이 어우러져 낙원 같은 느낌이 드는 이곳에서 이틀밖에 머물 수  없다는 점에서 몹시 아쉬웠다.

  여행을 다니면서 새삼 느낀 것은  세상에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도 그중 하나다. 바다에 띄워진 요트 배는 바람에 흔들리고, 나는. 풍광에 흔들리고 있었다.

  낮에는 낮대로 밤이면 밤대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이 섬을 나는 한 가지라도 놓칠세라 보고 또  보고 카메라에 담았다.

200개가 넘는 상점들은 저마다 신비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우리가 들어가면 그 이야기들을 조금씩  풀어놓는다.

  동화 같은 이 섬. 가는 곳마다 동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 같아 나는 섬에서 나오기 싫었다.

  순간 가지고 간 작고 빨간 태극기 손수건에다 내 이름을 썼다. 그리고 꽃이 만발한 나무에 묶었다. 멀리서 보면 꽃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내가 이곳에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여기에 묶여 있는 한 나는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눌 것이다. 그리고 동화책의 주인공이 되어  바람에 흔들리고, 물결에 뒤엉키고, 햇빛을 삼키며 꽃잎을 베고 든 나를 누군가가 와서 깨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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