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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n 07. 2022

아버지가 심은 나무

동백나무

  



하루의 품삯으로 받아온 동백나무

막걸리 한 사발에 나무 한 그루면 되지

껄껄 ~~~

호탕한 웃음 뒤로

어머니의 긴 한숨 소리



길이길이 쉴 곳은 여기라네

콧노래를 부르며 뒤뜰에 심은 나무

이듬해 시간 밖으로 나앉은 아버지

콧노래는 들을 수 없고

길이길이 쉴 곳에서

빨간 동백꽃이 피었다



보고만 있어도 아리고 서러운 꽃

아버지의

목소리가 가지마다 열린다

하나



아버지가 그리울 때 말동무해준 나무

지난날이

숨죽인 꽃 그림자 속에

길게 드리워지고

웃음까지 다 들켜버린 나무는

아버지의 초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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