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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Mar 23. 2022

강아지 엄마가 되다

새로운 식구




  며칠 전부터 우리 집에 택배가 하염없이 왔다.

  강아지에 필요한 물품이었다.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는 나로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아들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강아지가 처음으로 우리 집에 오던 날

그리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꼬리를 흔들던 모습에

  " 우리 집 식구 되어서 고마워"  

  말하고 말았다.

  사실은 몇 해 전부터 아들 녀석이 강아지를 키우자고 말하면

  " 우리 집에 벌써 두 마리나 있어."

  " 아빠하고 너."

   하면서 일침을 가했다.

  어렸을 적에 개에게 물려 개를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강아지를 키우면 저희들은 직장 가고 내가 모든 것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나는 강아지 가져오는 것을 심하게 반대를 했다.

  그런데 강아지를 키울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있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가족 간의 소통이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회사를 다녀와 식사를 마치면 제각기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고. 남편 역시 아이들과 똑같이 자기 일에 몰두하며 대화는 없어지고 매일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남이나 다름없었다.

  가족이 아닌 그냥 동거인이라는 생각이 깊숙이 미치자

강아지를 키우기로 결심한 것이다.

  강아지가 처음 온날 우리는 처음으로 한 공간에 모며

강아지 이름과 강아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상의하고

한 사람씩 강아지를 안아가며 신고식을 했다.

  한 방향을 향해 이게 얼마 만에 이루어진 소통이며 사랑의 대화인가! 갑자기 논물이 나왔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이래서 키우는구나!

  생각이 미치자 내가 이제껏 개를 싫어했던 게 촛농처럼

녹아내렸다.

 "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 서로 잘해보자."

 강아지 귓속에 넣어주고. 강아지를 안으니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며 이제 두 달반 밖에 되지 않아 무게감은 없었다.

  엄마 개를 떨어져 왔을 강아지를 생각하니 애처로워 보였다.

  아이들도 강아지가 걱정이 되었는지 나에게 해서는 안 될

상황을 각인시키며 잘 키우려면

엄마도 공부해야 된다고 말했다.

  " 그래. 알았어. 이제 이름을 지어야지."

  개의 품종은 '킹 찰스 스페니얼' 어었다.

  나는  찰스라고 말했고, 딸아이는 감자라고 말했고.

남편은 과 아들은 깜복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집 강아지  이름은 깜복이다.

까맣고 복을 가져오는 강아지 , 잘 키울지는 모르겠지만

오래전에 아이들을 키우며 정성을 쏟은 사랑의 불씨 

다시 지피 우리라 마음먹었다.

  작은 물체가 다가와 맑은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안아 주었다.

  사랑은 내가 주는 게 아니라 깜복이가 나에게 주고 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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