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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an 02. 2023

나의 쉼터

추억의 보물창고



  여주에 땅을 샀다. 그런데 그 속에 작은집이 하나가 딸려 있었다. 남편은  이 집을 허물어 버린다고 나에게 말을 했는데. 나는 반대를 했다. 집이 아담스럽고 지은 지 8년 정도 되어 손만 보면, 괜찮을 듯싶었다.

  남편의 반대에 무릅쓰고. 나는 나의 쉼터를 만들겠다고

남편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다.

  도심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나로서는

설렘과 평온을 한꺼번에 안겨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가구 이 주택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마침 그린시설로 허가가 나서  주택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5년을 방치해 놓은 집은 수풀과 잡목으로 우거져 있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고. 집안 구석구석 곰팡이가 피어 있었으며, 넝쿨 식물도 창문을 타고 들어와 방안도

넝쿨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남편과 함께 하나씩 고쳐  나가기로 하고, 우선 집안 청소와 잡목을 다듬기로 했다.

  우리 손으로 할 수 없는 것은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 하니씩 고쳐 나갔다.

  우선 물이 나올 수 있는 배관을 잡았고. 집안 청소와 잡목을 베어냈다. 그리고 도배와 집안에 고칠 수 있는 곳을 샅샅이 고쳐나갔다.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다 되진 안 했지만,

나름 고쳐놓고  보니  집의 자태가 조경된 나무와 어울려 아담하게 뽐내고 있었다.

  " 나 목욕하고 이발했어요."

  은은하게 들리는 집의 목소리 들어 본 적 있으세요.

  쉼터는 말 그대로 쉼터였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모았던 옛 물건이며 또 해외여행 때 샀던 온갖 장신구들이 내 글과 어울려 합창을 하고 있다.

  나는 이것들을 보면서 그때를 회상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더듬는다.

  이곳에 오면은 새소리. 어디선가 간간이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

  바람도 쉬어가고 햇빛도 놀다 가고 마당의 자갈들도 저마다

노래하며 뒤척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성이던 마음이 이제 보이는 곳에서 마음의 순례를 하고 있다.

쉼터의 시간은 더없이 그윽했지만. 덧없이 짧았다.

며칠을 쉬고 싶지만,

  아직은 할 일이 많아서 자주 오지 못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들린다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지, 주어진 집에 감사하고, 허락하고 도와준 남편에게 감사하다.

  문 틈새로 들어온 살랑바람이 나를 껴안는다.

  바람의 체온 속에 오늘도 나는 몸을 맡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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