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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Dec 28. 2022

붕어빵

내 친구




콧물 질질 흘리면서

신문지에 돌돌 말은 작은 뭉치

새까만 손으로 수줍게 건네준다

신문지를 풀자  

팥에 엉겨 붙은  붕어빵 하나

흠뻑 젖은 웃음으로

차디찬 붕어빵을 맛있게도 먹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직업란에

철판 생선구이 사장이라고 써서

모두가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봤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아이의 아버지는 붕어빵 장사였다




아버지가 붕어빵 장사라 좋다고

누런 이 드러내며 씩 웃던 그가

지금은

이도에서 큰 횟집을 하고 있다

살아있는 생선으로 회도 치고 구워주며

아버지의 족적을 밝혀주고 있다




눈 내리는 날이면

붕어빵이 생각난다

그 아이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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