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동창생 5명이 카페를 데우고 있었다
무심코 쳐다본 친구의 핸드폰에
'속 터져' 문구가 떴다
퉁명스러운 대화가 끝나고 누구냐고
물어보니 남편이란다
대화를 할 때마다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친구는 상기된 목소리로
너는
"응. 나는 불량 감자라고 했지."
강원도 토막이 인데 성질나면 고약하거든
우리의 웃음소리에 커피잔도 흔들리고 있었다
친구 중 한 명이 남편이
우리를 어떻게 저장했나 알아보자고 한다
모두 다 한 곳으로 오후가 기울어지고 있었다
와이프. 반쪽. 달링. 로또. 레몬향기가
뽑기처럼 뽑혀 나왔다
와이프와 반쪽. 달링은 식상하고
로또와 레몬향기에 꽂혔다
로또는
안 맞아도 그렇게 안 맞을 수가 없다는
깊은 뜻이 있었고
레몬향기는 처음에 만났을 때 레몬향기가 나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레몬향기라고 남편이 저장했단다
아! 나도 그 소리 듣고 싶다
아니 그런 사람하고 살고 싶다
몇 겹의 감동이 가슴으로 내려앉는다.
그 소리 들으려면 너부터 남편을 좋게 저장해
친구의 일침에
나는 슬그머니 핸드폰을 꺼내
불량감자에서 따스한 감자로 바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