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떡해
부엌 불을 끄라고 말한다는 것이
" 여보. 부엌 냉장고 좀 꺼줘."
나 어떡해
차에 기름은 다 채웠어 물어보는 것을
" 여보, 차에 잉크는 다 채웠어."
나 어떡해
병뚜껑을 따 달라는 말을
" 여보. 문 좀 따 줘."
며칠 전 누웠다 일어나면서
" 여보. 감기 기운이 있나 봐."
" 뭐라고 유산기가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 봐.
남편까지 중독시킨 나는
말에서 말을 잃고
창가에 웅크리고 앉아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니
굴곡진 어깨를 토닥이며
만삭의 몸으로 함박웃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