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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ug 01. 2023

나  어떡해

늙어가는 풍경



나   어떡해

부엌 불을 끄라고 말한다는 것이


" 여보. 부엌 냉장고 좀 꺼줘."


나 어떡해

차에 기름은 다 채웠어 물어보는 것을


" 여보, 차에 잉크는 다 채웠어."


나  어떡해

병뚜껑을 따 달라는 말을


" 여보. 문 좀 따 줘."


며칠 전 누웠다 일어나면서


" 여보. 감기 기운이 있나 봐."


" 뭐라고 유산기가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 봐.


남편까지 중독시킨 나는


에서 말을 잃고


창가에 웅크리고 앉아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니


굴곡진 어깨를 토닥이며


만삭의 몸으로 함박웃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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