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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Oct 21. 2022

거짓말 젖꼭지

피문어



지금은 거짓말 젖꼭지가 모양도 다양하고

체에 해롭지 않게 많이 나오지만

60년 전에는 거짓말 젖꼭지는 없었다.

그러나 엄마가 나에게 만들어 준

거짓말 젖꼭지는 피 문어는 였다

몸체는 별로 없고 발가락만 무성히 많았던 생각이 났다.

딸로서는 막내인 내가 언니와  나이 차이가 많아 언니는 학교에 가고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오롯이 나를 돌봐 주어야 할 엄마는

집안 일과 밭일에 바빴다.

그래서인지

 피문어로 거짓말 젖꼭지를 만드셨다고 했다.  

말린 문어를 5센티로

잘라서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어 주고 밭일을 가셨다고 했다.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방안 구석구석을 기어 다니며 먼지란  먼지는

다 붙어 있는 문어 다리를 빨았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엄마가 야속하다

혼자서 다가 배가 고프면 목에 걸린

문어를 얼마나 빨았는지

 아침 무렵에 밭일을 나가시고

심  때가 지나서야 집에 돌아오면

나의 입술 주위는 빨갛게 번져 있고

새끼손가락만 한  피문어는

엄지 손가락만큼 굵어져 있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에게 더럽게 그게 뭐냐고 다그치면

 엄마는 그때서야 몸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내가 그렇게 건강하다고 말하신다.

사람은 정당히 이물질이 들어가야 그것을 이기려고 면역체가 강화된다니 처음에는 괘변이라고

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우리의 예방주사가 거의 병균을 넣어주어서

그것과 싸우면서 면역체가 길러지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잠시 지금 같으면 아동학대로

붙잡혀 간다고 말 한적도 있었다.

그러면 병치례 안 하고 건강하게 컸는데

뭐가 문제냐며 되려 나를 나무라셨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엄마의 말씀대로

성인이 될 때까지 병치례 한 것이 없으니

엄마의 말에 반박할 이유가 없었다.

나이가 들고 보니 힘들었을 엄마를 이해하고

지금도 말린 문어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잔 웃음이 새어 나온다.

내 어릴 적 엄마의 젖꼭지가  되어 준

문어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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