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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Dec 06. 2022

허공을 그리는 겨울 수묵화

겨울나무


숲에 누워  하늘을 본다

수묵화 한 장이 찬바람을 데우고

제 깊이만큼 나이테를 짠다

한때는 연둣빛으로

새들의 울음도 둥지도 안아 키웠지만

탱탱했던 잎들은 다 떨어지고

잔가지만 무성하다




세상의 소리를 다 감싸주던 빛나는 허공의 손

햇살을 다 보낸 바람으로 계절을 다시 쓴다

수없이 많은 풍파에

갖은것 다 쏟아내고

무성한 훗날을 위해 꼿꼿하게 서 있다




햇빛이 벗어 놓고 간

새소리 귓전에 들리는데

나도 겨울의 끝에서 모든 것 다 내어주고

벌거벗은 나무처럼  수 있을까




어둠이 슬며시 입술에 닿자

그 먼길에 별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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