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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10. 2023

우리말 겨루기 시험을 보다

시험은 싫다





내가 배우는 시 창작반에서

우리말 겨루기 시험이 있었다.

쉽게 생각한 나는 시험지를 받아 들고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으로 듣는 단어도 있었고  

또 뜻이 오락가락 확실하게 아는 게 없었다.

정확히 아는 것은 열 문항 중에 4개밖에 없었다.

식은땀이 나고 글을 쓴다는 사람이

우리말을 이렇게 몰라서야 내심

자책하고 시간이 다 되어서야

허겁지겁 시험지를 제출했다.

채점은  이름이 호명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점수가 나왔다.

점수는 60점 찍은 게 2문제는 맞았으니

사실은 40점이 다름없었다

20명이 넘게 시험은 보았는데

그나마 중간은 가니 다행이다 싶다가도

속으론 우리말이 이렇게 어려웠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찍어서 맞춘 뜨게부부는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 않고,

오다가다 우연히 만나 함께 사는 남녀가 정답이었고

또 하나 오사리는

이른 철의 사리에 잡힌 새우 따위의 해산물이었다.

두 문제는 말 그때는 찍어서 맞춘 것이다.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6번 뿌다구니였는데

나는 2번 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는 모양이라고

했는데 정답은 물체의 삐죽하게 내민 부분이었다.

시험을 보고  난 뒤  허탈감이 밀려오면서

우리말 어려운 낱말을 공부해야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하며 그래도 40점이

20명 중 중간은 가잖아.

내가 나를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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