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흔적 그 어디쯤
팽팽함이 오랫동안 머물 줄 알았다
면역력이 약해진 시간 속에
자꾸만 기울어지는 발
가을은 늙어가고
주름은 겨울로 향해가는데
절뚝이는 두 발에 절박한 순간들이
숨어있었다
어깨가 기울어지면
같이 기울어지는 발
진창길
자갈길
모래밭 길
오랫동안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출구를 찾아 헤맸고
곁길로 샐 수 없는 그는
긴 거리를 저장하고 입을 닫았다
몸의 가장 끝에서
있는지 없는지 천대받는 발
안타까움에 손길을 주어도
흔들림 없는 슬픔을 본다
등 뒤로 떨어지는 태양의 그림자는
발의 지문을 해독하며
안부를 물었고
내가 뛰든 걷든 넘어져도
도착점은 늘 현관 입구
부은 발은
오후와 맞닿아 있고
시작과 마무리는 현관에 있었다
날마다 길에 새겨지는 발의 낙관으로
남아 있는 생이 빠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