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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ug 30. 2024

엄마의 텅 빈 대답

카네이션




처진 눈꺼풀

힘없이 풀린 동공

축 늘어진 팔다리


병실에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습니다

가슴에 귀를 대고 소리를 모읍니다

가느다란 숨소리가 들릴 때

나는 엄마의 대답을 듣습니다

"괜찮아."  

간신히 매달린 생명줄에

간절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어느 날

그녀는 시선에서 지워지고

텅 빈 침대가 걸어왔습니다


이제는 나를 향한

눈길도 없고

대답도 없고

카네이션 달아줄 가슴도 없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포장된 봄의 이름으로

종이로 만든 하얀 카네이션을

책상 위에 놓았습니다


햇살은 말랑한 오후에 걸려있고

삐걱거리는 그리움이 저울질하면

웃음이 남긴 어제의 이야기로

풍경을 만들어 갑니다



어버이날 글을 써놓고

마음이 울적해서 올리지 못하고

지금에야 올립니다.

더위가 한풀 지나갔네요

모두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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