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오수

문신처럼

by 송영희

친구의 이름은 오수다

할아버지께서 물처럼 모든 일이 잘 흐르라고

지어준 이름인데

성이 오 씨라

썩은 물이라는 단어가 이름 뒤에

문신처럼 따라다녔다


아이들과 한바탕 싸우고 나면

학교 뒷산에서 울음소리가

라일락 향기를 타고 교실 안까지 내려왔다


복숭아빛 얼굴 위로

아껴둔 눈깔사탕 하나를

친구의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그 뒤 포댓자루 같은 그늘이 사라지고

나만 보면 배시시 웃었다


멋쩍은 웃음이 라일락꽃에 머물던 날

전학 간다는 말을 듣고

몽당연필 두 자루를

내 손에 쥐여 주던 손이

이제는 하수 정화 처리장 사장이 되어

이름을 말끔히 지우고 있다


가슴에 얼마나 많은 옹이가 고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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