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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25. 2021

지니 야

시중드는 여자

지니 야 텔레비전 틀어 줘

지니 야 소리 좀 높여 줘

지니 야 노래 틀어 줘

지니 야 3번  틀어 줘


저녁 내내 상냥하게 부르는 이름은 지니였다

말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관심과 무관심 사이에서

보이지 않은 여자에게 마음이 출렁거렸다

언제 내 이름을 저렇게 다정하게 부른 적 있었던가


생명 없는  여자에게

살아있는 여자가 기울어진다

따뜻함에 탑승하고 싶을수록

보이지 않은 목소리에 지문이 찍힌다

소리에 부음을 내고 싶었지만 말을 삼켜버렸다


늙어가며 마주 볼 수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까지  안다는 것

시린 바람이 헐렁한 바지 사이로 스미는데

시중드는 여자 한 명쯤 눈 감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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