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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27. 2021

선풍기

돌고 돌았어

태어날 때부터 난 돌고 돌았어

벌거벗은 몸으로

할 수 있는 거라곤 도는 것밖에


마비된 시간은 싫어

불구 된 시간은 더욱 싫어

엄청난 노역으로 돌고 돌아도 멈추면 안 돼

바람을 왈칵 쏟아 놓으면

마음을 통하는 눈들이 나를 향해 있어


가끔은 물렁거리는 발로

나를 밟아도 난 참아

그래야 쉴 수 있거든

그래야 식힐 수 있거든


분리수거는 또 다른 병이야

폐기처분은 죽음이지

언제나 이 모습 이대로 있고 싶어


옷을 껴입으면 내가 그리워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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