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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Jul 28. 2021

어느 며느리의 고백

최고의 보험

  남자 친구와 사귄 지 4년이 될 무렵 남자 친구 아버님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남자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시어머니 되실  분이 결혼을 심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집안, 학벌, 직업, 어느 하나도 내세울 게 없는 그녀를 의사인 아들의 며느리로는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정말 어져야 하나보다 걱정을 하면서 약속 장소에 갔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분이 손을 번쩍 들며 반갑게 맞이 한다. 아들의 핸드폰에서 충분히 그녀의 모습을 익힌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한마디 하고서 말을 잊지 못했다. 시아버지 되실 분은 잠시 생각에 잠기시더니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면서 결혼을 승낙하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빠른 시일에 결혼을 하라면서  통장을 내놓는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받아주렴. 이 돈은 아무도 모른다. 이것은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하자.''

  그러면서 결혼 비용에 보태라고 했지만,  그 액수가 너무 서 받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뿌리치자 시아버님 되실 분은 그냥 주는 게 아니고 나는 지금 보험을 드는 거라며 나중에 보험금을 많이 주면 된다고 말하셨다.

  그리고 부탁할 게 하나 있다고 했다. 그것은  우리 마누라가 2년 전부터 나에게 사달라는 모피가 있는데, 그 돈으로 사서 함 보낼 때 보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머뭇거리자 종이쪽지를 건네주었다. 그 쪽지에는 모피코트의 품명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사귀는 것을 알고 3년 동안이나 시어머님을 설득시켰다고 했다. 시어머님께 결혼 허락을 받아 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렇게 마음을 써주시는 아버님께 그녀는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집안 형편도 어렵다면서 영감한테 사달라고 해도 안 사준 그 비싼 모피까지 다 해 왔다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그러면서 땅이 좀 있는데 팔리면 시아버지에게 말해서 너희 병원 지어 줄 것이니 그리 알고 있으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시아버님의 지혜로움이 방안을 훈훈하게 데우고 있었다.

  '아! 아버님 당신의 며느리 가 된 것이 이 세상을 얻은 만큼이나 기쁩니다.'

  그  뒤 그녀는 7년이 지나 결혼하기  전에 받은 돈을 다 돌려드리고 시아버님이 쓰러져 1년이 넘도록 병간호를 정성껏 해드리고 있다.

  시아버님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보면 보험  중에 최고의 보험이 아닌가 싶다.

  창가에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맹목의 사랑으로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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