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함

by 김승수

몽롱함

주석이 떨어져 있는 네컷사진을 주웠다. 사진 속 청춘들은 술에 취했는지 반쯤 풀린 눈으로 해맑게 웃고 있다. 주석도 피식 웃으며 사진을 바라본다.

'청춘이네 청춘...'

주석이 네컷사진을 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늘어난 네컷사진관들 만큼 길가에 버려진 사진도 많아졌다. 보통 버려진 사진 속 주인공들은 술에 잔뜩 취해있는 듯 보였다.

어디서 잃어버렸을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마셨을 그들이 사진을 찾으러 올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사진을 찍었다는 기억조차 희석식 소주와 함께 희석되었을 수도.

주석이 들고 있는 사진 속 주인공들도 비슷할 것이다. 사진을 보니 그들은 생일 파티를 위해 모인 듯했다. 꼬깔 모자를 쓰고 케이크를 들고 있는 그날의 주인공을 주변으로 친구들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 명은 술이 약한지 얼굴이 술톤으로 붉게 부풀어 올라있어 생일자보다 더 눈길을 끌었다.

'얘가 잃어버렸나?'

우연히 보게 된 청춘의 한 장면을 구경한다. 그들의 청춘이, 잊혀진 사진처럼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돌담 위에 사진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