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맞이하며.
“용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힘찬 기운에
강력한 행운을 가져다줄 것만 같은 용.
그 용의 해의 문 앞에선 내겐
시커먼 바다만이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겠고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혼란과 무지만이
실패와 좌절만이
가득할 것 같은 그 바다.
어쨌든 건너가야 한다.
뛰어들어야 한다.
'어떻게 하려고?'
바다가 보기 싫어
뒤돌아 쭈그려 앉아 있자
한 손이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나를 일으켜 세우고
온전히 나의 눈에
그 얼굴의 미소만이 담기게
나의 몸에
내 어깨를 감싸 쥐는 그 손의 힘만이 담기게
손의 소유자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바다를 걸어갔다.
나보다 먼저,
나에게 손짓하곤
다시 한 발짝, 한 발짝.
검은 파도가 일렁인다.
내 발을 간질인다
검은 파도가 계속해서 몰려온다
바다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저기 나의 주는
길을 만드시고 계신다.
나보다 앞서 가신다.
나보고 따라오라고 하신다.
검은 바다에 비친
한 줄기 빛만을 바라보며
한 발짝 내디딘다.”
-2023.12.27.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