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행.수 Day 1 (1)
1. 오늘의 한 수
“야채(만) 가득 스무디, 맛있게 먹기”
2. 아내 행복 포인트
- 아내의 욕구 채워주기 : 자신이 만든 스무디로 남편 건강 챙기기
- 아내의 자기효용감 높여주기 : 자신이 만든 스무디에 긍정적인 리액션/평가를 경험하기
아내에게는 (지극히 내 기준) 독특한 취미가 있다. 바로 야채 스무디 만들어 먹기.
20대 중반의 아내를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을 때, (좋은 의미로) 참 독특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옷, 화장품, 명품에 관심없고, 짠테크를 매우 좋아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
외식 보다는 직접 요리해서 먹는 것을 즐거워하던 그녀.
(이런 매력을 가진 사람과 만나 결혼하고 싶었다는 건 나의 T.M.I)
평소 사회에서 만나던 20대 친구들과 너무 달랐다.
사실 외식을 좋아하던 내 입장에서는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이 매력적이면서도 힘들었다.
나까지 자연스럽게 외식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아내가 되어버린 그녀와 함께 외식을 하는 날이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 하다.
그래도 천만다행(?)스럽게도 시즌에 한 번은 외식하는 데이트를 해주겠다는 아내...
(그래... 고마워 아내야... 최소한의 외식은 건강에 매우 좋지... 내 정신건강엔 안 좋아도)
아무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했던 그녀는 아내가 되고 나서 ‘스무디 라이프’를 선언했다.
그녀의 스무디 레시피를 공개하자면
- 애호박 1개, 양배추 1/4통, 알배추 1통, 브로컬리 1송이
(상식적으로 이게 ‘맛’이 있겠어요 여러분? 나만 힘든 거 아니죠? 마시기 힘든 게 정상인거죠?)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에 일어난 나에게 스무디를 가져온 아내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오늘의 한 수는 바로 이거다!’ 싶었다.
속으로 심호흡을 하고... 나의 생존(?)을 위한 연기가 시작되었다.
(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