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ine 90's Jeans in Moolightwash
‘에디 슬리먼’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스키니 진’이었다. 섹시한 부츠, 스키니 진, 잘 빠진 가죽재킷. Dior에서도 Saint Laurent에서도 브랜드를 옮겨도 변하지 않던 것은 그의 ‘스키니’에 대한 집착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CELINE 21SS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바로 ‘스키니한 실루엣이 사라진 것’.
에디는 항상 자신의 런웨이에 서브 컬처를 데려왔다. 서핑, 스케이트 보드, 락 등. 그래서 에디가 영향을 받았던 시기인 1900년대 후반, 2000년대 데이비드 보위, 믹 재거, 커트 코베인 등 락 뮤지션들이 강세였고 그들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 10대, 20대들에게 아마 커트 코베인이 누군지 물어보면 아마 열에 아홉은 누군지도 모를 것이다. 거리에서 락이 들린 지는 오래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락스타는 사라졌고 오히려 틱톡커, 유투버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에디는 그래서 이번에는 과거의 서브 컬쳐, 유스 컬쳐 대신, 지금 이 시대의 유스 컬쳐를 가져왔다. 바로 ‘틱톡커’.
틱톡커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THE DANCING KID 컬렉션은 펑키하고 유스스러운,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옷들로 가득찼다. LED가 달린 옷들, 삐에로 패턴의 니트, 놀이동산에서 볼 법한 옷들. 과거의 다크하고 섹시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스키니한 진’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레귤러한 핏감의 진들이 자리했다. 이러한 변화를 본 많은 에디의 골수팬들은 적잖게 실망했다. 대부분의 에디의 팬들은 에디와 같은 것들을 보고 자란 30, 40 혹은 50대가 많았고 믹 재거, 데이비드 보위에 익숙한 그들은 틱톡커가 뭔지, 뭐하는 사람인지 별로 관심도 없을 것이고 익숙치 않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10대, 20대의 문화를 들고 온 에디가 골수팬들에게 외면받을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21SS를 기반으로 에디의 새로운 팬들은 많아졌다. 그동안 30대, 40대의 브랜드, 성공한 사람들의, 점잖은 브랜드로 여겨지던 CELINE은 인스타그램과 유투브 그리고 ‘틱톡’에서 점점 보이기 시작했고 CELINE의 주 고객층의 나이대는 확 어려졌다.
이 바지는 그런 면에서 에디의 변곡점 속에서 탄생한, 어떻게 보면 기념비적인 바지라고도 할 수 있다. 짙은 컬러에 들어간 디스 디테일 그리고 크랙과도 같은 워싱. 실루엣만 아니라면 ‘디스 장인’인 에디의 바지라고 에디의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차릴 바지이다.
사이즈가 작게 나오는 CELINE이지만 이 바지만큼은 1사이즈 크게 나왔다. 기존의 에디의 청바지는 집 앞에 편의점에 갈 때 입기 어려운 바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바지는 흰 티에 청바지, 그리고 슬리퍼를 신어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바지이다. 기장도 30사이즈 기준으로 110으로 끌리는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그럼 이 바지가 100만원에 값어치를 하냐고 묻는다면…글쎼? 이번에도 ‘사람 by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리고 처음에 성공하는 것은 더욱 더 힘든 일. 이 바지는 에디에게 있어서 그런 바지라고 하고 싶다. 10,20대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고 에디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싶다면 100만원은 아깝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도전을 한 에디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이번에도 정답은 없으니 이 글을 참고로 각자가 고민해보면 더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