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ine Dylan Flared Jeans
로고도 없고, 이게 CELINE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없다. 그럼에도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없어서 못 파는 수준. 과연 이 바지가 100만원의 값어치를 할까? 이 미니 시리즈에서 한 번 소장하고 있는 CELINE 데님을 요목조목 뜯어보려고 한다.
에디 슬리먼이 패션계에 있어서 남성복의 판도를 뒤집어 놓은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록 음악과 유스 컬처를 파리의 런웨이에 서게 한 것은 에디가 처음이였고 남성들은 스키니 진을 입기 시작했다. 에디 슬리먼이 판도를 바꾼 남성복의 중심에는 항상 ‘데님’이 있었다. 실제로 아직도 10년이 훌쩍 지난 Dior 시절의 에디의 ‘제이크 진’은 몇몇 매니아 사이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마찬가지로 Saint Laurent 시절의 데님들도 무파진, 녹워싱진, 체인디스 진, 등 아이코닉한 피스들은 아직도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아무런 로고도, 프린트도 없는 청바지가 이처럼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그 가치가 있을까?
에디는 항상 문화를 자신의 런웨이에 가져왔다. 믹 재거, 데이빗 보위 등 락스타들에게 영향을 받았던 그는 그들의 문화인 ‘락’을 자신의 무대로 가져왔다. 그 문화에 반응한 소비자 들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에디의 피스들을 구매했다. 생로랑에서는 미국적인 락시크 색깔이 강했다면 CELINE에서는 하우스의 유산인 프렌치 시크에 레트로한 감성과 에디의 색깔이 더해졌다. 이번 데님인 DYLAN FLARED JEANS에 그 면이 잘 드러나있다.
밥 딜런에서 따온 이 진은 1970의 레트로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CELINE 특유의 우아함도 간직하고 있다. 부분부분 헤진 디테일과 캣워싱, 그리고 정말 오묘한 워싱감이 정말 예술이다. 이 워싱을 뭐라고 설명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본 적이 없는, 흉내낼 수 없는 워싱이다. 중청의 데님에 약간의 기름때가 묻은 것 같은, 너무 터프하지도 그렇다고 우아하지도 않은 정말 에디의 CELINE스러운 데님이다. 일본산 원단으로 촉촉하면서 탄탄하고 21FW 기준으로 밑단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실루엣은 부담스럽지 않으나 이 데님을 스타일링하려면 어느정도 옷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그럼 이게 100만원의 값어치가 있냐고 물을 수 있다. 나는 ‘사람 by 사람’ 이라고 말하고 싶다. ‘에디’를, ‘락’을, ‘1900년대 후반 미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이쁘다고, 유행이라고 지불하기에는 큰 돈이다. RRL, LVC, FULLCOUNT 등 다른 휼륭한, 그리고 훨씬 저렴한 데님들도 많고 CELINE이 이들과 다른 점은 앞서 상기한 것들 때문인데 이 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굳이 2배, 혹은 3배 가까운 돈을 지불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답은 없으니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