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브라운', 처음 들었을 때 무엇이 생각이 나는가? 아마 대다수가 성공한 사람, 깔끔한 사람, 지적인 사람이 입는 옷보다는 양아치가 입는 옷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 것이다. 왜 이렇게 유독 한국에서만 톰브라운이 이미지가 좋지 않아 졌을까? 브랜드의 이미지는 브랜드의 마케팅, 캠페인으로도 결정이 되지만 누가 입는가에 따라서도 결정이 되기도 한다. 톰브라운이 그 예시를 잘 보여준다. 누가 시작을 했는지, 누가 유행을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양아치라고 불리는 부류들에게 톰브라운은 하나의 '나 잘 나간다'를 보여주고 그 부류의 소속감을 부여하는 아이템이 되었고 너 나 할 것 없이 진품이건 가품이건 가리지 않고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리고 그들이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침을 뱉는다거나 호갱 행위를 하는 것과 같이 대중들이 보기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들을 하면서 대중들에 눈에 톰브라운은 몇 억의 캠페인 비와 광고가 무색하게도 '양아치의 브랜드'이 되어버렸다.
02 | 원래 톰브라운은 어떤 브랜드인가?
톰 브라운은 원래 5벌의 수트만을 판매하던 수트 전문 브랜드였다. 톰브라운은 기존 획일적인 남성복 수트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테일러링을 선보여 수트 시장에 혁명을 가져온 브랜드다. 우리가 주로 거리에서 보는 가디건과 트레이닝과는 조금 거리가 먼 브랜드. 기존 수트들은 긴 기장, 넉넉한 폼으로 이루어진 컷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톰브라운은 짧은 기장, 짧은 소매, 복숭아뼈가 드러나는 바지로 지루하고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로 인기가 떨어지던 수트 시장에 톰브라운 특유의 위트와 쿨함을 보여줌으로써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03 | 톰브라운의 정신, UNIFORMITY
톰브라운의 코디를 보면 대부분 코디가 똑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템이 톰브라운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특징. 이는 톰브라운의 브랜드 특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톰브라운은 구찌, 발렌시아가와 같은 브랜드가 아니라 수트, 셋업 브랜드이기 때문. 발렌시아가 런웨이에 나오는 팬츠, 슈즈, 아우터는 디자이너가 제시하는 하나의 룩일 뿐 '한 피스'는 아니다. 반면 톰브라운은 바지, 셔츠, 수트, 가디건까지가 한 피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3피스 수트를 입는데 막 다른 브랜드 제품에서 이것저것 섞어서 입기는 좀 그렇지 아니한가? 물론 할 수는 있지만 G-DRAGON 정도의 소화력이 없으면 시도하지 말자..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거리에서 보는 꽉 끼는 가디건에 트레이닝, 발목 양말, 골든 구스는 그야말로 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칼 라거펠트가 한 말이 있다. "옷이 당신에게 어울리는지 고민하기 전에 당신이 그 옷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고민하라".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톰브라운을 입기 전에 우리가 그에 어울리는 사람을 가졌는지 아니면 톰브라운의 정신을 이해하는 마음가짐을 가졌는지 한 번 되새겨보자.
출처 : 노블레스 매거진
04 | STYLE
톰 브라운은 많은 셀럽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중 몇 가지 좋은 예를 뽑아서 소개하려고 한다.
먼저 톰 브라운하면 닉 우스터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톰 브라운을 만든 것은 닉 우스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닉 우스터의 체격과 헤어, 얼굴형을 보면 굉장히 남성적인 면모를 품기는 외모를 지니고 있는데 톰 브라운 풀 착장에서의 닉 우스터는 굉장히 세련된 뉴요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시계 줄도 삼선 스트랩으로 맞춰 굉장히 위트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잡지 뽀빠이의 편집장인 타카히로 키노시타도 톰브라운을 애용하기로 유명한데 키노시타는 톰브라운 특유의 위트 있으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줬다. 남성적인 골격과 각진 얼굴형을 띤 닉 우스터와 다르게 타카히로는 전형적인 동양인의 체격으로 둥글고 부드러운 인상을 가졌지만 안경으로 포인트를 주어 밋밋할 수도 있는 얼굴에 포인트를 주었고 톰브라운의 깔끔한 그레이톤과 딱 떨어지는 실루엣과 어우러져 굉장히 차분하면서도 지적인 느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중간에 톰브라운의 삼선과 체크 양말이 과하지 않게 위트를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센스.
지드래곤은 아마 톰브라운을 가장 자기의 느낌대로 잘 소화한 연예인이 아닐까 싶다. 톰브라운 특유의 위트를 극대화해 자기만의 느낌대로 풀었다. 모자, 크롬하츠, 선글라스와 같은 액세서리로 굉장히 힙하게 연출을 했는데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타일에서 지드래곤이 느껴질 뿐. 이런 특출난 스타일링 실력과 이해도 때문에 수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지드래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톰브라운은 정말 인식이 좋지 않은 브랜드지만 톰브라운은 알고 보면 정말 멋있는 브랜드다. 대체제가 없는 아이코닉한 브랜드. 이 글이 조금은 브랜드의 오명을 씻고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방법을 조금이라도 제시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