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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Dec 28. 2022

가장 미국스러운 브랜드, 더블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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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서부 개척 시대와 미국

미국을 얘기할 때 서부 개척 시대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우리가 미국하면 떠올리는 카우보이, 총잡이, 무법자자, 아메리칸 원주민,  황금 등은  모두 서부 개척 시대의 것들이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다. 초기 이민자들은 유럽에서의 가난, 정치 불안, 흉작에 지쳐 새 삶을 찾고자 유럽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다. 그러한 정신이 이어진 것인지, 중부의 프랑스령이 없어지고 서부로 가는 길이 열렸을 때, 동부의 자리잡지 못한 이민자들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찾아서 서부로 떠났다.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도 주인공 디카프리오와 그의 애인인 카메론 디아즈는 동부를 떠나 서부로 가려고 했다. 이러한 기회를 찾아 떠나는 프론티어 정신은 미국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고 서부 개척 시대는 프론티어 정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서부에 간 사람들은 광부 혹은 농부로 아니면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관으로 혹은 방랑자 아님 무법자로 살았다. 

초기 이민자 등의 험난한 삶은 그린 영화 갱스오브뉴욕

02 | 가장 미국스러운 브랜드 더블알엘

션의 본고장은 프랑스, 모든 하이패션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아성을 깬 어느 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랄프로렌. 하이패션에 속하는 브랜드 중에서 유럽 태생이 아닌 브랜드가 이토록 성공한 브랜드는 아마 랄프로렌이 처음일 것이다. 그중 더블알엘은 서부개척시대에서 영감을 얻어 그 당시 그들이 입던 복장인 빈티지, 웨스턴, 워크웨어, 밀리터리웨어를 선보이는 라인이다. 랄프로렌이 가장 아끼는 라인. 

더블알엘의 런웨이를 보고 있자면 금주법 시대에서 튀어나온 마피아1940년대의 노동자, 황야의 카우보이가 따로 없다. 한국인 입자에서 조금 과하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미국인 입장에서는 가장 미국스러운 옷이다. 그들의 정체성, 역사, 문화가 담긴. 한국인 입장에서 한복과 같다고나 할까

03 | 더블알엘의 정체성

더블알엘은 옷을 팔지 않는다. 경험을 판다. 더블알엘의 매장에 가면 갑자기 시간이 300년은 뒤로 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문을 열면 원목과 카펫이 깔려있고 마치 내가 이제껏 말을 타다 집에 온 카우보이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많은 패션 브랜드들 중에 이런 브랜드는 거의 전무하다. 매장뿐만이 아니다. 더블알엘의 옷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입었던 작업복, 부츠, 데님, 자켓. 심지어 새상품이지만 기름 때가 묻어있다. 

랄프로렌에게 있어 더블알엘은 브랜드 로고, 가치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문화에 대한 표현이다. 그가 좋아하던 서부 시대의 낭만, 미국의 정체성에 대한 표현이다. 

그래서 더블알엘에서 옷을 사면 다른 브랜드에서 옷을 사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하나씩 소장을 하게 된다는 느낌. 그래서 그런 것인지 실제로 더블알엘은 컬렉터가 매우 많은 편이다. 


04 | 더블알엘의 데님

워크웨어를 논할 때 데님은 빠질 수 없다. 카우보이도 노동자도 다 데님을 입었다. 그런 의미에서 더블알엘에 있어 데님은 더블알엘 그 자체이다. 데님을 보면 더블알엘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다. 

가운데 셀린 데님, 양측 더블알엘

셀린느는 프렌치 시크를 지향하는 하우스로 적절한 워싱의 깔끔한 톤을 보여준다. 하지만 더블알엘은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다. 페인트, 오일, 데미지 등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어디 길바닥에서 주워온 바지 같다. 하지만 이는 의도한 워싱이다. 서부 개척 시대에 노동자들이 입었을 법한 바지를 더블알엘은 치밀하게 계산된 워싱을 통해 구현했고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는 데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안다. 개인적으로 데님에 조금 관심이 생겼다면 더블알엘에서 잘 워싱된 데님을 한 번 꼭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05 | 더블알엘을 입는 법

옷을 입는 법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잘못 입으면 어색함 느껴질 수밖에 없다. 금발의 미국인이 한복을 입으면 조금 어색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인이 더블알엘을 풀 착장으로 입어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예로부터 캠핑, 사냥, 승마 등을 즐겨했고 그들의 고유한 문화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서부 개척 시대 비슷한 어떤 것도 없었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질감이 느껴질 수밖에. 그렇다고 해서 더블알엘을 입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더블알엘에는 색깔이 강한 아이템도 있지만 데님과 같이 다른 것들과 같이 입을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그런 것들부터 조금씩 입어보고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생긴다면 캠핑도 해보고 바베큐도 해보면서 점점 더 범위를 넓혀나가면 우리도 멋지게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인임에도 멋지게 더블알엘을 소화하는 분들도 많다. 그들의 공톰점을 꼽자면 더블알엘이 보여주고자 하는 문화를 정말 좋아하고 이해한다는 것. 정말 멋진 브랜드인 더블알엘에 이해하고 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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