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감독의 작품 테넷과 인터스텔라 모두 시계는 소품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매튜 맥커너히와 그의 딸 "머프"는 시계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소통할 수 있었고, 테넷에서 해밀턴 BeLOWZERO는 거꾸로 작동하는 타이머가 장착된 맞춤형 시계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오펜하이머는 전작들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테넷과 인터스텔라 모두 Sci-fi 적인 요소가 다분히 있는 작품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역사적인 사건을 철저히 고증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히려 철저하게 그 고증을 따르기 위해서 빈티지 시계 수집가들에게 1930, 1940년대 해밀턴 시계를 빌려서 오펜하이머의 손목에 감았다.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등장인물들이 착용한 빈티지 해밀턴 시계
빈티지 시계의 정의?
좌측 빈티지 까르띠에, 우측 루이 탱크. 작은 다이얼이 눈에 띈다
요즘 빈티지, 세컨핸드가 급부상하면서 어떤 것은 빈티지이고 어떤 것은 중고인지, 그 경계가 애매하다. 빈티지 시계도 마찬가지. 그래도 대부분 '오랜 세월이 지나 현행의 것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제품' 것이 빈티지라는 것에는 동의를 할 것이다. 빈티지 리바이스를 사는 이유도 리바이스 온라인 스토어에는 볼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이 담긴 빈티지한 워싱이나 지금은 볼 수 없는 디자인 때문이 아닌가? 시계도 마찬가지. 특히 1960, 70년대부터 시계의 사이즈가 커지면서 작은 시계는 이제 빈티지가 아니면 보기 힘들어졌다.
시계 사이즈의 변천사, 출처 : https://goldammer.me/blogs/articles/history-watch-size
빈티지 시계의 매력
빈티지 시계는 작은 다이얼 덕분인지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희소성은 덤. 그리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디자인이 과거의 미학에 초점에 맞춰저 있기 때문에 더욱 클래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패션만을 주제로 다룹니다.
한동훈 장관이 청문회에서 빈티지 워치에 나토 스트랩을 커스텀한 모습이 잡혀서 많이 화제가 되었는데 여기서 그의 남다른센스와 빈티지 시계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모습이 이토록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드레스 위치나 럭셔리 워치가 즐비한 정치인들의 손목과 달리 그의 남다른 취향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잘 고른 빈티지 워치는 자신의 취향, 개성을 보여주는데 정말 효과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펜하이머의 빈티지 해밀턴도 그의 캐릭터를 정말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놀란 감독의 작품에 해밀턴이 사용된 것은 스폰서십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만큼은 해밀턴만 한 대체제가 없었다.
좌측 빈티지 카키 필드, 우측 현행 카키 필드
해밀턴은 미국 태생의 시계로 제 세계 2차 대전과 아주 관련이 깊은 시계다. 지금도 나오고 있는 모델인 카키 필드, 카키 네이비를 군용 시계로 납품하면서 성장했기 때문. 게다가 문워치의 최종 후보로 오메가와 함께 선정될 만큼 기술력도 좋은 브랜드이다. 오펜하이머의 손목에 만약 해밀턴이 아닌 까르띠에나 롤렉스가 감겨있었다면 아마 좀 어색했을 것 같다. PPL이 작품을 망치는 경우도 많지만 오펜하이머에서 만큼은 오히려 PPL이 작중 인물과 찰떡궁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계는 자신의 신분, 지위를 나타내주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잘 고른 빈티지 워치는 신분, 지위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주는 아주 좋은 액세서리가 되기도 한다.
빈티지 시계 추천
하지만 우리가 오펜하이머에 나온 빈티지 해밀턴을 구하기는 힘들다. 놀란 감독도 컬렉터를 수소문해 겨우 대여를 한 것이니... 그래서 구하기도 쉽고 빈티지 시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몇 개의 제품을 소개하려 한다.
까르띠에 Must de Tank
까르띠에 탱크는 클래식 중 클래식. 차는 시계보다 입는 시계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시계다. 현행 탱크와는 다른 점은 사이즈가 매우 작고 둥글고 로만 다이얼도 특징. XL가 대략 현행 L보다 작다. 하지만 그게 매력! 가격대는 사이즈별로 다르지만 대략 1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까지 다양하다.
오메가 de Ville
사진 출처 : https://vintageye.kr/product/omega1975-deville-m5442/9213/category/78/display/1/
오메가 드빌은 아마 빈티지 시계하면 탱크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계 중 하나일 것이다.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나름 저렴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은 지금 문워치나 스피드스터와는 다른 매력. 가격대는 100만원 근처로 저렴한 편.
롤렉스 Precision
롤렉스는 아마 시계를 잘 몰라도 다 들어본 브랜드일 것이다. 대부분 롤렉스 하면 서브마리너, 데이데이트, 데이저스트를 생각하지만 롤렉스에도 다양한 모델들이 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취향을 뽐내고 싶다면 Precision도 꽤 좋은 선택.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롤렉스를 경험할 수 있다. 가격대는 2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 정도.
마치면서
사실 이 시계들 이외에도 정말 다양하고 좋은 빈티지 시계가 많지만 대중적이고 가격대가 너무 높지 않은 시계를 위주로 추천을 했다. 만약 더 관심이 생긴다면 직접 찾아보면서 본인 취향의 빈티지 워치를 하나 장만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