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고민 해결법 찾기

홀로인가, 함께인가?

by 불안정 온기



"이럴 거면 우리 헤어져."


여러분들은 연인에게 홧김에 이런 말을 하고는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후회되는 감정을 혼자 견디기가 힘들어서, 혹은 혼자 판단하기 힘들어서 주변 사람들을 찾아가 고민 상담을 요청한 적은? 우리는 타인에 의해서든 환경에 의해서든, 혹은 자의적으로든 살다 보면 여러 고민들을 하게 된다. 그런 고민의 방식에 대해 여러분들은 여러분 만의 획기적인 고민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는가?




고민 해결 방식의 두 가지 유형


고민을 하는 방식은 타인의 개입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혼자 고민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타인의 도움이나 의견 없이 오롯이 혼자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고민에 대해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의견을 구하고 소통하는 해결 방식이다. 나는 주로 혼자 고민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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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민하는 방식의 한계


혼자서 고민하는 방식은 모든 의견을 스스로 내기 때문에 당연히 외부의 의견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이 방법은 오로지 자신의 주관적 시선판단에 기대어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특히 필자처럼 감성 적인 사람은 이러한 단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



고민의 근거가 망상으로 변질될 위험


예제를 몇 가지 들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결정의 근거들이 망상으로 치환될 가능성이다. 혼자 고민을 하다 보면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근거 자료들을 끄집어낸다. 이때 내 시각이나 청각등으로 확보한 자료들, 혹은 내가 자라며 수집해 온 데이터베이스들을 가지고 고민을 시작한다. 고민이 시작되면 머리는 떠올릴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대조하며 가장 근거가 잘 들어맞는 자료를 사실로 인식한다. 설령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런 작은 거짓된 상상, 즉 망상이 쌓여 만들어진 내 결론이 정상적일 리 만무하다.



이성적 판단을 방해하는 감정의 개입


두 번째는 감성의 강력한 개입이다. 문제 해결을 지향할 때에는 이성적인 판단 요소들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다. 하지만 감성이 크게 개입하는 문제의 경우 이성적 사고 중간에 끼어들어 논리적 흐름을 방해한다. 짝사랑하는 사람의 고민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좋아하는 이성이 한 의미 없는 행동에 대해, 시소처럼 요동치는 감정이 1분 안에도 긍정적 결론과 부정적 결론을 10번 이상 번복시킨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감정적으로 크게 영향을 주는 고민의 경우 특히나 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혼자 고민을 고집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렇게나 한계가 명확한데도, 나는 왜 이런 방식을 고집할까? 혹시 주변인과 이야기하는 방식은 절대적으로 나쁜가? 그렇지는 않다. 물론 타인과 이야기하는 방식도 장점이 있다. 나와 다른 시야를 가진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고, 내가 고민했던 내용을 이미 겪어본 사람이 있다면 좀 더 빠르고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방식의 위험 요소 하나를 이겨낼 자신이 없어 혼자서 고민하는 방식을 택했다.



무조건적 공감의 위험성


내가 이 방식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 그것은 공감 위주 대화로 인해 잘못된 생각을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말 해결책을 원해서 상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상황에 힘들어하는 나를 공감해 줘."라는 바람을 가지고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 해소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이 논리적이지 않든, 잘못을 했든 간에 우선 공감을 먼저 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 덕에 위로를 얻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함께 대화하는 이들 대다수가 이런 무조건적 공감의 태도를 고집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잘못된 생각을 강화하는 공감의 사례


예를 하나 들어보자. 서론에서 든 예시처럼 이성 친구와 사소한 다툼 중에 감정이 격해져서 "헤어지자"라고 말한 후, 현재 후회를 하는 중이라고 주변 사람들한테 털어놓았다고 해보자. 여러분들이 알듯, "헤어지자"는 말은 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 가장 강력한 표현이기에 상대방에게 큰 상처와 불안감, 신뢰 훼손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그런 상황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내 감정을 이해하려 들며 "그때는 화가 나서 그럴 수밖에 없었잖아.", "야 네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오죽 그랬겠냐", "그렇게 말해야 상대방도 정신 차리지" 등과 같은 합리화, 옹호의 말을 여럿 듣게 되면 "어? 사실 내가 크게 잘못한 게 아닐지도 몰라."와 같은 잘못된 생각에 빠지게 된다.


나는 워낙 팔랑 귀라 저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저렇게 생각해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더욱 혼자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감정적으로 힘들더라도 감내하며 시간을 들이는 편이다.



나만의 고민 해결 전략


지금의 나는 혼자 고민할 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혼자 시간을 들여 고민한 후 사실들만 추려낸다. 그리고 무조건적 공감이 아닌 문제 해결 대화를 잘해줄 수 있는 사람을 1~2명 정도 따로 찾아가서 고민을 털어놓으며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이러면 나만의 주관적 시각에 매몰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물론 혼자 고민하는 시간 중 이성적 판단 사이사이에 3초 간격으로 감정적 판단이 섞여 들어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렇기에 시간을 충분히 들여 감정 섞인 요소들은 덜어내고, 또 덜어내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완벽하지 않은 방법, 그럼에도 계속되는 탐색


물론 보다시피 이 방법도 완벽한 방법은 아니다. 아마 더 나은 방식이 있을 것이다. 나는 워낙 F(MBTI F) 성향이 강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예민한 고민거리를 마주할 때마다 차라리 기계가 되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또한, 내가 처음부터 혼자 고민한다는 것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고민 해결에 대해 처음부터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결을 꾀했다면, 방식은 달라도 단점을 보완한 다른 더 나은 방식을 고안했을지도 모른다.


여러분들은 어떤 고민 방식을 택하는가? 이 글의 내용이 여러분의 고민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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